능소화 지면서 가을이 옵니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2005/08/30 09:46   http://blog.azoomma.com/jeongann/203420
초여름부터 피기 시작한 능소화가
입추 처서가 지나 가을초입에 있지만
여전히 주홍빛의 화려한 마지막 꽃대를 밀어 냅니다.

귀한 꽃이어서 조선시대에는 양반 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고
혹 상민들이 탐이나서 심기라도 하면
양반들에게 볼기짝을 맞았다고 하는 꽃이 바로 능소화이지요.
꽃에도 양반 꽃 상놈 꽃이 따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담장이나 나무 가지에 의지해
하늘거리는 꽃가지를 늘어뜨린 능소화를 보고 있으면
이 꽃이 먼 남국에서 온  것 같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열대지방에 피는 대부분의 꽃이 능소화처럼
화려한 색깔을 자랑합니다.
많은 꽃이 동시에 피고 일년 내내 꽃이 피고 지는 곳이라
벌도 게을러지는지 벌을 부르기 위해서
꽃은 점점 화려하게 진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대지방을 고향으로 둔 꽃들은
하나같이 원색적인 색깔로 화려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을에 피는 꽃도 굳이 자신을 치장하지 않고 수수합니다.
겨울을 걱정하는 부지런한 벌들이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함을 잘 알고 있겠지요.

  여름 내내 피어있던 능소화가 제 빛을 잃고 시들해 지는 것을 보면
여름도 한 발자국씩 물러가는가 봅니다.
이제 소박한 가을꽃이 드문드문 피기 시작합니다.
구절초와 개미취가 이미 피었고
성급한 코스모스는 앞장서서 가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그 날이 그 날인데 계절을 구분 짓는 경계선에 서면
유독 지난 시간이 아쉬워지지요.

꽃이 지는 것이,그리고 나이듬이 서러운 것이 아니라  
무심한 세월이 그저 서럽고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