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 속 길과 뒷집 대나무밭엔 눈꽃송이가 만발했었지요. 그리고 싸립문 밖에는 누렁이가 껑충대면서 뛰놀고 아침일찍 일어나신 아버님이 고샅을 빗질하던 곳, 눈 덮인 오솔길엔 까치자국이 아득히 멀어지고 하얀 초가지붕에는 새벽연기가 하늘 높이 오르는 곳.. 바로 눈 내리는 날 고향의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우리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어젯밤부터 평균 10cm의 눈이 내려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 냈습니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간간이 눈발이 날리기는 했지만 마을과 산야를 하얗게 덮은 눈은 올 겨울들어 처음인데요. 시골 고향같진 않지만 그래도 눈 덮인 산과 들은 흡사 샤갈이 그린 눈 내리는 마을의 풍경같이 낭만이 있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 마음이 편안해 지고 잠시 동심에 잠기게도 하지요.
방패 연을 만들어 손을 호호 불면서 고향모퉁이에서 날리던일.. 그러다가 심심해 지면 비료 포대를 타고 눈 덮인 언덕을 타고 신나게 내려오기도 했지요. 또, 비들기와 꿩을 잡으러 산과 들을 헤매 던 일. 얼어붙은 개울에 나가 썰매를 지치기도 하고 소나무 깎아 만든 팽이를 땀이 흥건히 젖도록 돌렸댔던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추억이나 감정대신에 빙판길을 운전하다가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교통사고를 더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고드름을 빨아 먹던 어린시절로 오늘만이라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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