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모르는 장미야
사랑은 언제나~! 2004/01/05 10:11   http://blog.azoomma.com/jeongann/111663

요즘 며칠동안은 꼭 봄날같아서
금방이라도 아지랑이가 올라 오고
새싹이 돋고,
봄비라도 내려서
곧이어 꽃이라도 필 것같습니다.

달력에는 내일이 소한이구요,
대한도 아직 남아 있는 음력 섣달 열나흘입니다.
아직도 정월의 매서운 추위가 남아 있는데도
잠시 헛된 꿈을 꾸었나 봅니다.

저처럼 헛된 꿈을 꾸고 있는 장미 한송이를 만났습니다.
엊그제 퇴근길에 낙엽이 수북이 쌓인 아파트 화단에
장미꽃 한송이가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쳐 낙엽이 흩날리는 이 계절에
철모르고 피어난 장미꽃은 이슬마저 살짝 머금고 있더군요.
장미꽃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기나긴 겨울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연하디 연한 꽃잎을 펼쳐낸 장미가
한없이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때로는 세상만사에 둔하게 반응하는 것도
살아가는 지혜일텐데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너무 예민하고 민감한 나머지
나 자신은 물론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살아가는
우매한 사람이기에 철 모르게 피어 오른 장미꽃에서
더욱 더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따스한 제 손으로 오랫동안 장미꽃을 움켜쥐고
그곳을 지키고 앉아 있었던 이유는
앞으로 큰눈이라도 한번 내리면 맞게 될 운명이
너무나도 안쓰러웠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