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애청자님
마이크 뒷 얘기 2003/12/18 23:04   http://blog.azoomma.com/jeongann/109872

어제는 목동에 있는 방송회관에서 한국아나운서대회가 열렸다.

현업으로 바쁜 일손을 잠시 놓고 역대 이름을 날렸던

아나운서 선배에서부터 새내기 아나운서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전국에서 많은 아나운서 동료들이 참여했다.

 

아나운서대회에 참여하고 오고 길에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나에겐 잊혀지지 않은 애청자가 있었다.

물론 방송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애청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전 이맘때였으리라.

저녁뉴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애청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고 전한다.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저희 어머님께서 하늘나라에 가시려고 합니다.

그런데 정아나운서님의 목소리를 꼭 듣고 싶다고 합니다.

어머님께서 말씀은 못하셔도 들으실것 같아서

체면불구하고 이렇게 전화 드렸습니다"

 

"권사님, 정아나운서입니다.

제가 권사님 사랑하는 것 잘 아시죠?

하늘나라에 먼저 가세요. 슬픔도, 고통도 없는 하나님 나라,

하나님의 보좌 옆에 먼저 가시면

 저도 나중에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권사님을 꼭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권사님..................."

 

그러나 권사님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한번도 뵌적이 없는 그 권사님은

내가 진행하는 찬양프로그램의 왕 애청자셨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자녀들을 키우다가

말년에는 시력까지 잃고 라디오만 들으시면서 사시던 그 권사님.

권사님께서는 간혹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서 내 안부를 묻곤 하셨다.

 때론 화장품에,손장갑도 보내 주시고....

새벽에 일어나시자마자 내 이름을 부르시면서 기도하시다던

그 권사님께 난 지난해 FM방송이 개국 될때

아주 좋은 라디오를 선물해 드린적이 있었다.

 

 나중에 전해들은 말씀이지만 권사님께서는 운명하실때

수화기를 통해서 들리는 내 음성을 들으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한다.

 

오늘 저녁에는 유난히 그 권사님이 생각난다.

그리고 권사님의 음성이 귓전을 맴돈다.

 

"정집사님은 다른 방송국으로 절대 가시면 안 되어요.

 기독교방송에서 평생 사명 감당하셔야

하나님께서 기뻐 하시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거예요."

권사님.저도 권사님과의 그 약속 잘 지키고 있습니다.

권사님께서도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아마 그 권사님께서는 지금도 FM103.7Mhz.

CBS전북방송에 다이얼을 맞추고 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