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 다닌다고 하면
고급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요리도 먹을 것이고
여유로운 시간도 많아서 이곳 저곳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프로그램시간에 쫒겨 끼니를 거를 때도 있고
가까운 중화요리집에서 배달 나온 음식을 먹거나
아는 사람이 찾아와도 마음 놓고 차한잔 나눌 수 없을만큼
바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들도 마찬가지이다.
사원들이 다 퇴근하거나 출근하기전에
엔지니어와 숙직기자,숙직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지킨다.
남들이 잠 자는 시간에 나와서 하는 아침 뉴스와
숙직은 여간 힘 드는게 아니고
한끼를 때우는 것도 정말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 내가 몸 담고 있는
CBS 전북방송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숙직을 하던 어느 아나운서가 시장기를 느껴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자장면을 시켰다.
뉴스 하기전에 한그릇 먹고 뉴스를 할셈으로,
그런데 공교롭게 뉴스를 하던 시간에 자장면이 배달된 것이다.
속칭 철가방,
자장면 배달원이 방송국에 들어와 보니
자장면 시킨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자장면을 배달 나온 종업원이 이곳저곳을 둘러 보는데
유리창 너머에 웬 사람이 불을 켜 놓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게 아닌가?
자장면 시킨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 철가방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아나운서에게
큰소리로 이렇게 소리쳤다.
"아저씨,자장면 가져 왔어요
퍼지기전에 얼른 드셔요."
아나운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뉴스를 진행하면서 한손으로 알았다는 신호를 했다.
얼른 문을 닫고 나가라는 표시였다.
그랬더니
"아저씨,뭐라구요?
돈은 나중에 주신다구요?""
전북지방에 계신 애청자들은 방금 들어온
아주 싱싱한(?)뉴스를 듣게 되었지만
이렇게 황당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