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가꾸는 사람들
기본 주제방 2005/03/26 19:52   http://blog.azoomma.com/jenovi/187359

☆ 별을 가꾸는 사람들 ☆

 

송이 아빠는 취기가 있는 날이면 늘 쭈그러진 사과를 사옵니다.

송이엄마는 그때마다 화가 납니다. 처음에는 사과 장수를 나무라다가 나중에는 잘 보지 않고 사오는 송이 아빠에게 화살이 돌아갑니다.

   "알고 사는 거야. 맨정신에 그런 사과를 어떻게 사겠어. 팔고 싶어 내놓았을 텐데 누군가 그 사과를 사 주지 않으면 그가 가 사과를 먹어야 해. 우리에겐 쭈그러진 사과지만 그 사람에겐 밥이야.

그리고 밥은 생명이고..."

그 사람은 아내와 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져 헤매다가 성당 교우들의 도움으로 리어카를 얻어 장사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웃이 심어준 사랑의 별을 송이 아빠는 온기로 가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탁소에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며칠후, 아파트 벽보에는 사과문이 나붙고 세탁물을 맡기신 분은 신고를 해 달라는 회람이 돌았습니다. 회람의 몇 번째 칸에  "아저씨, 저는 양복 한 벌인데 받지 않겠습니다. 그 많은 옷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용기를 내세요." 라는 말이 적혔습니다.

그 말 한마디는 칠흑의 가슴에 별이 되었고, 그 아파트 주민은 모두들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누군가는 '얼굴 없는 천사'가 되어 금일봉을 전하고 기도로 돕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벽보에는 다시 한 장의 감사문이 붙었습니다.

 "주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월남전에서 벌어 온 돈으로 어렵사리 꾸려 온 삶인데 제 실수로 잃고 말았습니다. 다시 일어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송이 아빠와 아파트 주민, 직접 간접으로 사랑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별을 가꾸는 지구 가족입니다. 혼자서 심고, 가꾸고, 거둘 수 없어 하느님은사람고리를 잇고 만남의신비를 허락하셨습니다. 그 사랑의 크기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식물이 형태와 색깔은 달라도 생명의 싹이 트고 자라는 것은 같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생명현상 말입니다.

  오늘 만난 인연이 내가 가꿀 몫이며, 하느님께 가는 문입니다. 선물입니다. 별을 만진 손, 별을 심는 손, 별을 가꾸는 손은 서로 달라도 모두 하느님이 내신 손입니다.

  "하느님, 우리의 손이 은총 받기에 무딘 손이 되지 않게 하소서."

 

                                                            - 오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