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양성평등' 누가 방울다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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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양성평등’ 누가 방울다나 당당하고 똑똑하던 드라마속 여자 주인공은 왜 늘 남자에게 희생적인 여자로 바뀌는 걸까 뉴스의 여성앵커는 왜 다들 그리도 젊고 예쁘기만 한 걸까 한국방송(KBS) 등 공중파 3사를 비롯한 방송사 텔레비전·라디오 피디(PD)들과 대본을 쓰는 방송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민에 빠졌다. 고민의 주제는 ‘양성평등’. 여성부 주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열린 ‘양성평등문화 정착을 위한 포럼’에 참가한 40여명의 피디와 작가들은 방송에서 양성평등은 가능한 것인지, 자신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토론을 벌였다. 토론의 발제자로 나선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우선 방송이 여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드러냈다. “미디어에서 여성은 늘 사회의 주도적인 존재가 아닌 상품화된 존재, 무력하고 나약한 피해자, 불안정한 어린이로 표상되어 왔습니다.” 피디와 작가들은 자기고백으로 말문을 열었다. ●피디-시청률 탓 “양성평등이란 주제를 방기한 채 제작에 임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선뜻 동의는 하면서도 실천하려면 늘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피디들은 방송이 평등한 남녀관계를 반영하기 어려운 이유로 우선 시청률 압박을 꼽았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프로가 시청률을 올리고, 반대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 놓는 프로는 시청자들로부터 거부감을 유발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거침없는 사랑’(문화방송)을 제작한 이강현 피디는 “드라마의 시청자는 주로 30~40대 주부들인데, 이들이 원하는 프로를 만들다 보면 양성평등에 부합하는 내용으로는 시청률을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결국 ‘지나치게 똑똑한 페미니스트형 여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작가-피디 탓 이에 대해 ‘결혼합시다’(한국방송)의 이유선 작가는 “한 방송사의 피디가 여성관련 드라마 극본 공모에 응모한 여성 작가들을 가리키며, ‘할일 없이 노는 아줌마들’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면서 “피디가 갖고 있는 ‘양성 불평등’ 의식때문에 작가가 양성평등적 내용을 대본에서 실현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사랑과전쟁’(한국방송)의 이금주 작가도 “드라마 초기에 ‘괜찮았던’ 여성 주인공이 나중에 순종형으로 바뀌는 것은 시청률 압박때문이기도 하지만, 피디 스스로 ‘방송에 나오는 여성은 일단 예쁘고 착해야 한다’는 식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피디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방송작가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작가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드라마 등에서 표현해 온게 사실”이라면서 “방송사의 계약직 노동자란 제한된 조건안에서, 대본을 쓰는 작가가 어떻게 의식있는 역할을 펼쳐갈 수 있는가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의대 김명혜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시청자는 물론이고 방송제작진 내부의 여성들조차 프로그램의 성차별적 요소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방송프로와 방송사 내부에 양성평등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제도적·강제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피디연합회 이강택 회장도 프로그램 제작진이 시청률 압박 등 내적 통제를 벗어나려면 방송사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개선 등 다양한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방송인력의 최소 30%를 여성으로 채울 것을 제안했다. 한국언론재단의 조사를 보면, 현재 방송사의 여성인력 비율은 2003년3월 현재 12.7%에 불과하며, 이중 임원급은 겨우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미디어에서의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인력채용시 30%를 여성으로 뽑는 여성할당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 출처: 인터넷 한겨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