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친구 중에 일상의 삶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의 눈으로는 삶에 무언가 재미난 일이 별로 없어 보이나
봅니다. 그래서 늘 두리번거리며 무언가 신기하고 별난 일을 찾
아 다니지요. 그리고, 점점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원하게 되었
는지도 모릅니다.
일상이 지루한 이 친구, 하루에 커피를 열잔도 더 마십니다.
스스로 '커피 중독'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커피를 마시긴 마시고 있는걸까요? 커피맛을
느끼기는 느끼고 있는건지, 어째 커피를 마시는 폼이 영 급해 보
이기만 합니다.
얼마전에 저는 오렌지를 깎아 먹다가 잠깐 깜박했답니다. 바로 오
렌지를 맛보는 느낌을 놓쳐버렸다는 말이지요!
어쩌면 너무나도 흔한 일이죠?
우리 마음은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 이런 감각으로 부터 들어
오는 신호를 우리 멋대로 삭제, 왜곡해서 마음대로 받아들이는데
무척이나 능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진실된 현실의 정보를 받아들이
는척 하는데도 도사죠!
어느날 당신이 어슴프레한 새벽에 길을 가다가 뱀을 보았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집으로 뛰어들어갔고, 식구들이 나와 손전등을 들고
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게 되었죠. 그러나 당신이 뱀에게 불빛을
비추었을 때 그것은 뱀이 아니라 늘어져 있는 밧줄을 발견하게 되
었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 라는 속담이 있는것 처럼
우리 마음은 무척이나 이러한 '왜곡'에 능수능란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를 참 급하게 합니다. 그리고 무척
이나 '맛있는것'을 찾곤 하죠. 뭔가 은은하게 풍겨나오는 맛보다는
자극적인 맛이라야 겨우 만족하고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 요즘 아이들은 향과 맛이 강한 인스턴트 식품이나 햄과 고기류
가 아니면 잘 먹으려 들지도 않지요.
이런 몇가지 이유중 하나는 그만큼 감각적으로 자극에 대해 둔감하
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한가지 이유는 미각적으로 입력되
는 정보의 대부분을 삭제시켜버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미각'이라는 감각에 대해 예를 들었습니다만, 이러한
왜곡과 삭제의 현상은 우리가 경험하는 거의 모든 일들에 해당됩
니다.
먹어도 맛을 충분히 음미할줄 모르고,대부분의 일상의 경험에 대하
여 더 자극적이고 더 재미나고 더 특이하고 신기한 것을 원하는 것
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고도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그 해결책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게 되었지요.
유일하게 느껴지는 해결책은 바로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인식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벌면 더 많이 자극적인 경험이
가능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모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점점 더 자극적이 되어갑니다.
더 신나고! 더 흥분되고! 더 짜릿한 그 무엇!!!
그러한 감각적 자극의 끝은 어디일까요?
엘비스 프레슬리는 매일 잠들기 위해 습관적으로 마약을 복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밤마다 세개의 치즈버거와 예닐곱개의 바나나 아이스
크림을 먹어 치우고, 때로는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할까봐 조수들이
음식을 목구멍에서 빼내기도 했다고 하죠. 이렇게 먹어치우고 나면
겨우 네시간 정도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잠에서 잠깐 깨어나면
두번째 마약을 취하고, 정오경에야 겨우 약에 취한채 일어나면 또다시
마약을 하고 무대에 섰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그 모든 약을 모아서
치사량을 복용한 후에 자살하고야 말았죠.
누구나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감각의 노예가 될거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돈을 벌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
려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이 경험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일이 늘어나고 있
다면, 약간의 경고를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그건 바로 당신의 일상이 지금 여기에서 온전하게 숨쉬고 있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일테니까요.
이제, 바로 지금부터라도 감각을 더 이상 마비되고 무뎌지게 놓아두지
마세요. 더 이상 더 큰 자극을 받아들여야만 만족할 수 있도록 방치하
지 마시라는 이야기지요.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구요?
우선, 조금만 느리게 해보십시요. 일상의 모든 일들을 말입니다.
현대 사회는 '빨리 빨리 병' 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부인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모두가 미쳐버린 사회에서는 스스로 미쳤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게 정상일테니까요.
빨리빨리병의 증상중 하나는 자꾸 마음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하
고 미래로 치달아 간다는 것입니다.
일상의 사소하게 느껴지는 일들을 행하는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보고
회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지겹고 얼마나 지루했나요.
얼마나 이 지긋지긋한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나요? 그래서 그일을 얼
마나 대충대충 해치워 버렸나요?
그 이유는 바로 빨리빨리병에 있지요.
방청소는 굉장히 가치없는 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뭔가 더 의미있
고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인 (예를들면 TV 드라마를 보면서 울기 혹
은 회사일을 하기 혹은 어떤 놀이든) 일을 하려면 빨리 빨리 해치워
야 하겠죠.
그러나 가치없는 설겆이를 해치우고 그 대단한 일을 하려고 대하면
또 빨리빨리 증상이 나도 모르게 나타납니다. 이번엔 회사일을 빨리
빨리 해야죠.
이런 빨리빨리의 반복이 연속되면 연속될수록 감각은 점점 더 무뎌
지고 지금 여기에 있을 확률은 점점 더 떨어집니다. 그러면 그 결과
는 삶이 점점 더 지루해지고 불만족스러워지는 것이지요.
이제 좀 달라져 봅시다.
이런 빨리빨리병을 떨쳐내고 지루한 일상이 아니라, 매 순간에 평화
와 만족스런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너무나 가까운 곳
에 있었습니다.
바로 호흡을 자각하는 일입니다.
편안히 배가 슬그머니 나오도록 들이마쉬고 (어디선가 하는 호흡법
처럼 굳이 힘을 주어 내밀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작용의 위험
도 있고요) 배가 슬그머니 들어가도록 편안히 내쉽니다. 그저 평소
의 편안한 호흡으로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스스로 숨쉬고 있
다는 자각을 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죠?
하루중에 특별히 어렵게 시간을 내자면 매일 매일 하기도 어렵고
몇번 빼먹다 보면 의욕을 상실할 수 있으니, 그저 편안히 일상 생
활에서 호흡을 자각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세요.
하다보면 점점 감각이 민감해져서 평소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
고 살아왔는지, 일상에서 오는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이지를 알게 될
테니까요.
전용석(「아주 특별한 성공의 지혜」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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