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종종걸음
이집트 여행상품 2007/06/12 19:51   http://blog.azoomma.com/inshallah/249817

실인즉,

이 포스트를 어젯밤 썼는데

아침에 눈떠보니 다 날라갔더라...........는 믿지못할 일이 일어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나도 모른다

중간에 네트가 끊어졌다 연결되었는데 그래서인가보다....짐작뿐.

 

암튼 두바닥이나 썼더랬는데.....

그게 다 기억나려면

좋지 않은 상황에 열받은 감정상태까지 되씹어야한다

내가 무신 재연배우.라고.........

 

그리하야 어제 일어난 일,

우선 메신저 '점심 먹으러 갔어요'로 해놓고.

 

...

 

일찍 출근해서 애들 놀이방 데려다주고

퇴근하는 길로 곧장 장군댁.으로 찾아갔고

애들 픽업해서

밥 먹이고

저녁 8시 딱 맞춰 병원에 데리고 갔다

 

이집트는 닥터들이 밤8시부터 종합병원 진료를 한다...

오전에는 개인의원이나 대학에서 일을 하고

(서양식 의료제도와 같다,고 여기시면 될듯)

 

리셉션 양.에게 내라는 대로 60파운드 거금을 지불하고

번호표 받고 앉아있는 중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리셉션 양.에게 가서

- 아까 말씀드린대로 우리 애들은 백신을 맞으러 왔는데요

  근데도 기다려야 해요???

- 네

- 그럼 내가 지불한 60파운드가 어떤 명목인지 알려주시겠어요?

  백신은 나라에서 제공하는 거니까 무료잖아요

- .... 그건 닥터에게 페이되는 진찰료예요

- 진료요? 우리 애들은 아픈게 아니예요. 닥터 볼 필요없어요

- ....

 

나는 인터넷에서 뽑아간 예방접종표를 쫙 펼쳐 놓았다

짚어가며 하나하나

- 한 아이는 이제 막 7살 되었구요, 막내가 아직 4살도 안되었어요

  여기 몇가지가 있는데 어떤 백신을 맞히면 좋을까요?

  모르시면 소아과 간호사에게 물어봐주세요

 

리셉션 양.은 간호사에게 물어보기는 커녕

내가 준 접종표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한참.. 아무말도 없이...

한참....

진짜 종이 뚫어지는 줄 알았다.................

난 이 아가씨가 접종표를 거꾸로 볼까봐 내심 조마조마하기까지 했다

(에이 설마 그정도일라구...)

 

옆의 라시드가 리셉션 양이 들을까봐 한국말로,

- 엄마, 모르나봐요. 리셉션 직원이잖아요

- ... 내 생각두 그래...

 

내가, 친절히, 접종표를 거두었다, 그리고는

- 지난주에 닥터 알프레드에게 감기진료를 받았어요

  그때 닥터가 우리 애기한테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 온거예요

  그게 어떤 백신인지 말씀안해주셔서 모르겠는데

 닥터 알프레드에게 물어봐주시겠어요?

물으니,

 

그제야 구세주?를 만난듯, 리셉션 양은 여기저기 구내전화를 걸어

닥터 알프레드를 찾는다

눈치가 딱. 닥터 알프레드가 구내에 없는데

나한테 없다고도 안하고 가만....있다

이거 참을 아미라가 아니지

- 닥터 알프레드가 없나봐요?

- 네

- 그럼 닥터 핸폰으로 걸어서 물어보시죠

 

리셉션 양.은 내가 던져준 아이디어를 또 한입 물어

여기저기 구내전화를 한다

기어이 핸폰번호를 알아낸듯 메모지에 적더니

내 앞에 밀어놓는다

뭐야? 나더러 전화하라는 거야???

내가 정색을 하고,

-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될수록 상냥하게.이를 악물고. 말했다

실은 '니가 걸어서 물어야지' 하고 싶었지만 꿀꺽....삼켰다

 

리셉션 양은 나를 대단히 비웃는 표정으로 보더니

어디다 전화를 건다

수화기를 내민다

- 닥터 알프레드예요? (원 지가 묻지 ...)

- 닥터 샤리프예요

- (오잉?? )

 

그니까 헬리오폴리스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이 큰 병원도

원내전화로는 핸폰을 걸수 없도록 했다는 의미군....아하..

 

나는 닥터 샤리프에게 백신맞으러 왔는데 리셉션에서 모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소아과 간호사에게 물어보세요

- 다녀왔어요. 모르던데요

- 백신접종은 월,화,수요일에만 합니다

- 오늘이 월요일이지요 닥터.

- 밤 8시 정각에 합니다

- 8시 정각에 딱 도착했습니다

- 지금 어디세요?

- 리셉션 앞에 있습니다

- .. 그럼... 기다리세요 제가 금방 내려가겠습니다

 

나타나자마자 닥터 샤리프는 인사도 안하고

모습이 보이던 그순간부터 궁시렁거렸다

알고보니 궁시렁이 아니라 나한테 하는 말이었다..... - -;;

그는 빠르게 자신이 내과의라고 설명을 했다, 백신은 잘 모르신다고

- 닥터 알프레드가 꼭. 맞아야한다기에 왔어요

- 닥터 알프레드는 레지던트입니다, 제가 관리합니다

- 레지던트도 닥터지요. 좋은 분이던데요

- 닥터 알프레드는 대개 이탈리안 병원에 근무합니다. 거긴 백신접종 전문병원이죠

 

여기 괜히 온거군 그러니까 ..

 

- 한가지만 물어요 닥터.

  이 병원에서 백신접종을 하긴 하는지요?

- 함께 소아과에 가봅시다

- .....

 

그순간, 내가 아는 욕이란 욕은 다 쏟아내고 싶었는데

그 잠깐 생각을 해도 세상에 내가 아는 욕이 없었다.......... - -;; 헛살았어....

 

진료중인 소아과 닥터에게 닥터 샤리프가 여차저차 설명을 하고 나온다

- 소아과 닥터는 백신접종약을 가지고 있답니다

  근데 접종을 받으려면 일단 소아과 닥터에게 진료비를 내야 합니다

- ...................................

 

그길로 60파운드 도로 달래가지고

양떼를 몰듯 아이들을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택시 안에서 라시드가 묻는다

- 마미, 그럼 백신 안맞아요?

- 너두 들었잖아. 이탈리안 병원이랜다. 거기 가야지...

 

집에 닿으니 밤 10시가 넘었다

 

[카이로에서] 2007년6월11일  어젠 두바닥이었는데

                                                    지금 다시 쓰고보니 한바닥도 안되누만..

                                                    어제 포스트는 더 리얼했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