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쉬는 날..은 아니고.
상황이 나를 쉬도록 하였다.
무얼할까 골똘히 생각하던 차에
내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기와 시선이 마주쳤다.
마리를 걸리면서 안으면서 때로는 달아나는 녀석을 쫓아뛰면서
우리는 고풍스런 헬리오폴리스를 그리고 아늑한 마아디를 거닐었다.
가는 길에 만난 캐나디언 엄마가 먼저 마리에게 말을 걸었다.
영 심심하던 차에 잘되었다 싶은 표정.
그집 아기는 이제 막 15개월이라면서.
자기도 여기 산다면서.
시선이 차츰 마리에게서 나한테로 옮겨오더니 수다를 그칠 줄 모른다.
이집트에 온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이지. ㅋㅋ
공손히 그녀와 그녀의 15개월짜리 아기와 헤어져 헬리오폴리스를 마저 걸었다.
마리가 다리가 아픈 지 안아달랠 즈음
아, 때가 되었구나... 하며 택시를 잡는 나. (택시 잡고 어디로든 갈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기를 계속 들고 다녀야하므로. 엄마가 되면 역시 느는건 잔꾀다)
한국인들이 주로 사는 마아디로 갔다.
한국인들은 '꼬빼기'도 못보고 또 다른 외국인 엄마를 만났다.
그녀는 별로 친근하게 굴지 않아 얼른 벗어났다.
은행 몇 군데 오랜만에 가서 누적되어있는 통장 정리도 하고
지난번 여행경비로 송금된 돈도 쬐금 찾아 돌아서서 나오니
고양이 한 마리가 쓰윽 앙큼 떨며 앞을 지난다.
펫(애완동물- 특히 고양이)이라면 소리지르며 좋아하는 우리 마리.
온 마아디가 떠나가도록 두 팔을 펼치며 고양이를 뒤쫓아 내달린다.
금방 다리 아프네 어쩌네 안아달라네...하더니. - -;;
다시 산 넘고 물 건너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 만든 여행까페에 들어가 포스트 업하고 늦은 점심겸 저녁상을 차리니
아기가 어느새 소파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아기가 깨어나면 그때 저녁 먹어야지..하면서 커피 한 머그를 탄다.
홈페이지 용량이 적어 나라마다 긴 설명을 넣을 수가 없어 까페를 차렸는 데
볼수록 정이 간다. 우리 마리가 깨어나기 전에 얼른 몇 군데 손봐야겠다. [카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