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으러 식당갔다가 의사를 만났다.
한의였다.
얘기 중에 그의 신분이 노출되자
테이블의 사람들이 한쪽 귓머리를 뒤로 넘기기 시작했다.
그가 귀로 건강을 짚는다는 말을 들은 직후의 반응들이었다.
당연히 나도 귀 하나를 쓰윽~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애써 겸손하며 실은 진단결과가 궁금해 안달하며.
내 양쪽 귀를 열심히 살피던 그가 마침내 소견을 발표한다.
- 간이 약간 부었는 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피로가 누적되어 그렇습니다.
- 네. 잠을 못자요. 새벽까지 메신저하거든요.
한국하고 통화하려니.(묻지 않은 말까지)
-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군요.
- 네. 회사를 차려서요. 신경쓸데가 좀 많아야지요.
- 신장도 약간 부었습니다. 나머지는 아주 깨끗합니다.
건강관리를 잘하시네요.
- 감사합니다.
- 우리 몸의 골수는 잠자고 있을 때 생성됩니다.
잠이 부족하고 피로하시니 규칙적으로 잠을 주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네에.
집으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나.
식구들 보는 데서 짐짓 크~은 목소리로
- 오늘 의사를 만났는 데 내가 '잠이 부족하고
피.로.가 무지무지 쌓여서' 꼭! 풀어줘야 한대.
집에서는(?) 잘 쉬어야 한대.
그리고는 좌중을 한번 쓰윽 훑어보고
그리고나서 샤워하고
그길로 침대로 기어올라가 뒹굴다가 자다가
햇살이 엉덩이를 걷어찰 때까지 담요안고 버티다가
겨우 일어나니 아침 9시.
근데, 아고고… 허리가 아프다. - -;; 하도 자서.
<2005년 10월 21일 아침. 카이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