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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따금 길에서 팜플렛을 들고 호객하는 사람들과 부딛쳤는 데 특히 눈가에 웃음이 실실 흐르는 남편이 제일 쉬운 타깃이라는 것을 그들도 첫눈에 간파한 것 같았다.그런 사람들에게 한 번 걸리면 남편은 내내 ‘노우’소리 못하고‘실례합니다’소리도 못하고 설명을 끝까지 다 듣는다.나 혼자서 영어로 한국어로 째려봤다 노려봤다 윽박질러봤다 별 짓을 다 하고나서야 겨우 판매원들을 쫓아버리는 데 그 사람들은 일부러 내가 남편에게 눈치주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하는 것 같았다. 남편에게 왜 그렇게 바보같이 서서 다 듣느냐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실은 웃으면서 다 듣고 웃으면서 생각해보죠… 하며 거절했노라’고.

집에 돌아올 때는 그럼 택시타야지? 했더니 그러엄..하며 성큼성큼 앞으로 나간 남편. 당연히 시간이 시간인만큼 박람회장 앞이 우리같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데 빈택시를 어떻게 잡나.. 쓰윽 나를 한 번 돌아보더니 하는 말, ‘택시가 없네.. 그냥 건너지 뭐.’ ‘건너서? ‘ ‘건너가서 잡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여기보다는’ 의심스러움을 영 떨어버리지 못한 채 남편 뒤를 또 졸졸 좇아 큰 길을 건넌 나.‘자, 인제 택시 잡죠?’하니까 ‘집이 바로 요긴데 뭐얼.. 그냥 걷자구.’하며 응큼을 떠는 뚱땡이남편이다
<맨 위부터 차례로 한국관-일본관/파장 즈음이라서 한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