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국제박람회 유람기
in Cairo Expo 2005/03/20 10:15   http://blog.azoomma.com/inshallah/186452

 

벌써 오프닝 한 지는 꽤 여러 날 지났고 나와 남편은 겨우 하루지만

시간이 난 김에 모처럼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갔다. 애들이 많으니 택시를 타자고 졸라대는 나에게 남편은 ‘엎어지면 코닿을 데’라며 한사코 걷자고 했다. 초봄이라 날은 뜨겁고 그늘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6차선 도로변을 남편은 유모차를 밀어가며또 나는 나대로 4살바기 하디 손을 잡고 걷는 데 이건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뚱땡이 남편(나는 화가 날 때만 남편을 이렇게 부른다)의 뒤통수를 가는 내내 째려보아서인 지 볕을 너무 오래 받아서 그랬는 지 아무튼 점점 하늘이 비틀거리면서 현깃증이 나기 시작했다.1분만 더 걸었어도 그냥 ‘확’ 돌아서서 집으로 왔을 건데… 쩝..하며 남편을 따라 게이트 안으로 졸졸 들어갔다.전시관마다 얼마나 맘에 드는 것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지.눈빛이 반짝거리는 나를 흘끔흘끔 보던 남편은 이내 동물원가려던 계획을 박람회장으로 틀은 것에 대하여 후회하는 빛이 역력했다. 유모차에 실린 마리는 뚱땡이 남편에게 맡기고 하디와 나는 취향도 같은 김에 신나라 하고 여기 저기 쑤시고 다녔다. 베트남관의 챙 넓은 세모 모자, 인도네시아관의 대나무로 만든 현관 딸랑이(흔들면 소리가 나는 길게 늘어진 장식), 그 밖에도 폴란드관, 체코관, 호주관.. 온통 다니며 사진 찍으랴 침흘리랴 정신이 없던 나는 어느 순간 배가 고파져서 밥 때가 된 것을 알았다. ‘밥 때가 되면 다 (집으로) 기어들어온다’던 어른들 말씀처럼 나는 꼬리를 내리고 뚱땡이남편에게로 돌아왔다.남편은 요즘 한창 사업의 주력상품인 찻잎에 관심이 많아서인도관, 베트남관 등지만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