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기름 걱정에 햇살 드는 창가로 옮겨 가며 책을 읽었다는 이덕무의 이야기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풍요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며
역으로 부족한 것도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만 해도 제 딸아이가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다 줘서 기한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 읽게 되었지
서점에서 샀다면 언제 읽어도 그만이니 게으름을 피워 먼지만 쌓이게 했을 수도 있었겠죠.
햇살만 의지해서 읽어야 했던 옛사람들이 24시간 전기불을 사용할 수 있는 현대인들보다
과연 독서량이 적었을까요? 그렇지 않았을 거라 생각돼요.
몇 년 전, 저는 망막에 이상이 있어서 책을 읽을 수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어요.
인간의 심리란... 언제나 청개구리같더군요.
독서광도 아니었으면서 막상 눈에 이상이 오자 활자가 너무나 읽고싶더군요.
이대로 눈이 점점 멀어지면 어떡하나...조금이라도 보일 때 더 많이 읽고싶다...그런 맘이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치료가 잘 되어서 정상시력을 찾았으나 그 때는 참 아찔했었죠.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일수록 가족간의 끈끈한 정은 더 희박하고
전자메일, 핸드폰, 메신저...이런 연결도구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소통은 통신이 불편했던 옛날보다 더 어렵게 된 지금,
잠깐 가던 길 멈추고 혹시 소중한 뭔가를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행복의 조건들이 너무나 많은데 혹시 볼 수 있는 눈이 없어 불행하다 느끼는 건 아닌지
고요한 마음으로 점검해 볼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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