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잠이 들었었는지 일어나 보니 오후가 송두리째 잘려나가고 없다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 선물을 포장해야 하는데
오 이런!
늘어진 기타줄처럼 오늘은 엉성하게 살았다
살았다라는 과거형의 말투가 맞는지 모르겠다
난 계속 살고 있었고 지금도 사는데...
사람들은 현재의 모습이 싫어서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토막내곤 한다
그리고 말한다
그 때는 그랬지 하지만 앞으론 다를거야.
토막낸 시간들을 블록쌓기 하듯 가지고 놀다가
와르르 무너지면 관이라고 부르는 블록처럼 네모난 상자에 들어가
언제 풀릴지도 모를 얼음 땡 놀이를 해야 한다.
인생은...다시 쌓을 수 없는 블록놀이.
그리고 죽음은...원하지도 않은 얼음 땡 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