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우리집 가구들은 갈대같은 나의 변덕 탓에 무지 고달프다
어제도 아이들 다 재우고 소파에 앉아 집안을 둘러보는데
마음 한 쪽에서 자꾸만 가구들을 옮기라는 신호가 왔다
옮겨도 그저그렇고 먼지만 날릴게 뻔한데 끝내 참지못하고
새벽 4시까지 조심조심 혼자서 이사를 했다
가구 밑에 수건을 깔고 지그재그로 살살 끌면 소리가 별로 안난다는
경험으로 얻은 고도의 기술로 집안의 가구들을 대이동 시켰다
가구들을 옮기고 나면 이틀정도는 기분이 아주 새롭다
가구 밑에 쌓였던 먼지들을 싹 닦고 불필요한 물건들 내다버리고 나면
마음에 쌓인 쓰레기까지도 치운듯해서 개운하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꽁꽁 감춰 놓았던 비상금도 찾게 된다
법정스님은 청소를 수행이라고 하셨다
밤도깨비처럼 왔다갔다 암튼 어제는 혼자서 이삿짐센터를 차렸었다
아침에 아이들이 깨서 그런다
"엄마! 매직키드 마수리 다녀갔다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