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늙었대? " 누가 그래?' " 응 체육선생님이 내가 중3이라고 우리학교에서 제일 늙은 거래? 진짜야?" 어휴..이젠 진짜 별별거를 확인한다. " 야 그럼 엄마는?" " 엄마 지금 몇 살이야?" 그걸 꼭 세어봐야 맛인가 손가락으로 몇 번을 오그렸다 폈다 하더니 내 얼굴을 한참 뚫어져라 보고 머리카락을 들쳐보고 " 왜 엄마는 주름도 없고 흰머리도 없어?" 어이구 이젠 없는 것 같고 따진다. 아직 안생겨서 그렇다고 했더니 " 뭐 못생겨서?" 흐흐..그려 못생기면 주름도 흰머리도 늦게 늦게 생긴다고 하더라 했더니 " 엄마! 왜 이리 세월이 빠른거여? 하루가 넘 빨랑빨랑 지나는 거여?" 애가 요즘 어디서 도 닦는 수업을 받나 세상에 에미 앞에두고 가는 세월 운운하니 참! " 긍께 오늘 가기전에 봉숭아 물 들이자? 엄마랑 나랑 같이?" 흠 그럴까? 냉장고에 옆집에서 몇 칠전에 흐드러지게 핀 봉숭이를 넣어 놓았는데 꺼내보니 아직 금방 딴 것처럼 싱싱하다. 백반 조금 넣고 비닐 봉지째 칼등으로 다지듯이 찌면서 " 너 몇개 할 거여? 엄마는 약지하고 엄지발가락만 할 건디?"" " 응 나는 다 할거여!" 저녁 여덟시가 다 되면 우리는 늘 라디오 KBS제 1FM클래식산책을 듣는데. 어나운서가 음악을 들으면서 지금 뭐하고 계시냐고 문자를 보내주시면 신청곡도 틀어준다고 한다. " 야 우리 지금 봉숭아물 들인다고 한 번 보내봐라? 니가?" " 에이 보냄 읽어줄까?" " 누가 아냐? 헤헤" 딸내미는 한족 손에 일회용 밴드로 봉숭아물들인 손가락을 칭칭 감고 아직 안한 손가락으로 문자를 꾸욱 누른다. " 방송 안되면 엄마가 전화요금 다 내?" "으이그 그럼 그 동안 누가 냈냐? 임마?" 문자를 보내고 봉숭아물 들이고 한 십분이 지나도 방송이 안된다고 툴툴대던 딸내미가 아빠한테 간단다. 집에 없는 아들방에 갔는데 라디오에서 " 엄마랑 봉숭아물 들이고 있어요. 4711님 보내주신 문자를 보니 참 가족적인 광경이 그려지네요." 어머!어머!야야 진짜 방송니온다.. 아들방 건너 간 딸내미를 부르고 울 딸 우당당 마루로 뛰어오고 또 자긴 못 들었다고 진즉 부르지 왜 불렀냐고 방방 뜬다.헤헤..고놈 참 보낸 문자가 안 나온다고 좀 진득하게 기다리지. 근디 그런 거 몇 번을 보내봐도 될지 말지라는데. 울 딸 생전 처음 보낸 문자가 방송을 전국구로 탔으니 참 신기한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일회용밴드로 칭칭 동여맨 것을 떼놓고 보니 넘 이쁘다. 울 딸이 나보다 더 이쁘게 물들어졌다. 오늘은 남편이 해 달란다. 나랑 똑같이 엄지발톱에 해 달란다. 그러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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