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말하다.
2009/06/12 16:58   http://blog.azoomma.com/ifg01/282208
 
흐흐
나랑 같이 사는 남자는 여기다 이렇게 흉을 보고 있을 줄 꿈에도 모를 거다.
하루에도 열 두번 이거 살아 말아 고민하다가
 내년엔 결혼 20주년 된다.
 
하긴 내년 울 아들 고3 된다.
"엄마! 아빠가 어디가 좋아서 결혼했어?" 딸이 묻긴 묻는데
그 대답이 뭘로 할지 그 감정이 도통 생각도 안나고 뭐라고 하긴 해야 하는데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 속 엄청 썩게하고 내 말 겁나 안듣고 돈도 못벌어 고생 지지리 시킨 남편 흉을 본다.
겨우 한 줄로 요약되는 흉이 겨우 요건가 한 참 더 뭐 없나 찾아 보긴 했는데. 거기서 거기다.
 
대신 남편이 요즘 내 눈치를 본다.
왜냐?
남편 친구 마누라가  최근에 통장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돈도 별로 없는 통장간수를 갑자기 자기가 한다고 하고 어딜가면 언제 올 겨? 이거뷰터 확인하고
시장 볼 거 있으면 부르라고 하고 그러면서 무거우면 못 드니까 자기가 들어 준다고 한다.
남의 집 마누라가 나갔는데 정신 차린 남편은 이 남잔가? 헷갈리네.
그나저나 그 마누라 어딜 갔을까?
 
아무리 기 십억을 들고 도망가도 어차피 지구는 못 벗어 날테고. 또 괜히 심란해진다.
로또복권 당첨되어 멀쩡한 부부 각자 몫을 챙기고 이혼한지 만 사년만에 둘 다 알거지되어 돌아 온 애길 듣고 보니
어리뻥뻥하다. 이런 일이 부지기수 태반일텐데. 아무튼 같이 살 때 뭐든지 해 줄 수 있을 때를 놓치지 말라는 애기로 들린다.
 
아직도 내 남편은 여전히 남들처럼 돈도 못 번다.
나처럼 학벌도 학력도 미달이다.
부족한 것으로 말한다면 별 게 다 흉이다. 모자르고 덜되고 미숙한 투성이.
그래도 어쩌랴?
로또 당첨 안되길 천만 다행으로 알고 살아야지.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