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점멸하다 머리를 감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마음은 자꾸 쓰라린 말들을 한다. 결국 이렇게라도 말을 할 수라도 있으니 죽음으로 표현한 묵언과 침묵이었을지도 모른다. 얼마전 고 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을 치루고 이제 또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볼 텐데. 시내에 나오면서 버스를 타고 나왔다. 한 할머니가 버스안에서 뉴스를 들으 시더니 " 차라리 청렴이네 결백이네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지 지덜은 더 하면 더 챙기고 뒷구명으로 똥구멍 미어 터져라 먹은 대통령도 여태 잘 살고 있는디 엄한 인물 하나 파리목숨보다 더 헐찮은 거여? 에이그 월매나 볶아댔음 그 목숨 끊게 한 겨?" 날씨도 싱숭생숭하다. 비가 올 지 멀리서 먼 산에 걸친 비구름이 어둡게 몰려 온다. 찬란한 오월임에도 이 오월에 광주 항쟁에 시달린 목숨들이 어디 하나 하나 세어 보지 못해서 우리가 대충대충 넘어 간 줄 알지만. 이상하게 자꾸 넌줄넌줄 연 걸리듯이 보이지 않게 그물쳐진 역사들은 정확하게 당사자들에게 고스란히 계산하자고 덤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목숨으로 생명으로 영혼으로 이어지는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버스를 타신 어르신들은 아뭇소리도 없이 차창에 연두빛 행렬로 이어진 바깥 풍경에 이제 막 모내기 할려고 던져진 모판을 세어보고 황두루미가 눈만 꿈벅거리며, 흰 두루미가 짙은 푸름에서 부터 비잉 이어진 날음에 시선을 두고 계셨다. 모두가 순간으로 점멸하는 계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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