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모두 몇 시간이야?
나의 딸은 아직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모른다.
나의 딸은 하루가 당장 지금만이라고 생각한다.
금방 거짓말이라고 들통 날 거 알면서
혼 날 거 알면서
나에게 장난으로
누가 금방 죽었어
누가 전화 왔었어.
나는 모든 것을 달관하듯이 속아주는 엄마가 되버렸다.
몸은 나보다 더 커버린 여섯살박이 계집애처럼
집 밖에 호박꽃도 뭉텅따고
아직 익지않은 푸른참외를 따버렸다.
같이 살다보니
간혹 나도 아직 익지않은 토마토를 어린 풋고추를 따서
비린내나는 맛을 떨떠름하게 씹었다.
사는 것이 완벽한 맛을 기대하는 만큼
꿈꾸는 자만이 맛 본다고 하지만
아직 하루를 모르는 나의 딸은
이젠 꿈꾸는 법을 알고 싶어한다.
꿈꾸는 법을 알아가는 나의 딸의
작은 인생을 혼자 걸어가는 길처럼
결코 즐겁지만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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