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정자수다

앞으로 나의 블로그 방문객이 3000명이 더 오시면 80000명이 된다.

나의 집에 놀러온 방문객이라면 아마 문지방이 닳아서 맨질맨질 할 것이다.

처음엔 이렇게 많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많이오는 방문객중에서 얼굴 아는 이 없고, 이름 몰라 성 모르게 지내는

친구블로거네 이웃도 사실은 보고 싶다.

그런데도 선뜻 만나자고 할 용기는 없다.

그냥 원래 모르면 모르는데로 아는 만큼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것에 익숙하다.

일일히 자상하게 찾아다니지 못하는 게으른 블로거라서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단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늘 말없이 지켜보는 시선에 참 고맙다.

혼자서 주절주절 하얀 도화지에 메꾸다 보면 나도 이게 뭐하는 짓인 줄 잘 모르겠다.

어제는 기독교계인 목사를 만나는 이 명박대통령을 보니 누구의 시선에 흔들림없이

기득권자들만의 대통령처럼 보였다. 달리 강부자이고 부자들의 대통령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청와대 반대편에서 강제해산되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서민들은 더 울화통 터질 일이지만 말이다.

내 블로그에 들리신 방문객 중에도 촛불을 들고 나가신 분도 있을테고. 차 주유 경고불 들어와서 불안불안하다 주유소 찾아가 겨우 일 이만 원 넣어 그래도 오늘은 차를 끌어 집에 갈 수 있는 안도의 한 숨을 쉬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통화를 해서 면책같은 쇠고기 30개월은 절대 수입금지 해 달라고 하는 통화는 절대 재협상이 아니다. 일종의 쇼비지니스다. 그렇게라도 보여서 우선 바르르 끓는 냄비근성에 중독이 된 국민의 건망증에 매달려 볼 것이다. 아무리 한 달을 난리법석을 쳐도 시나브로 지 풀에 지칠 때를 기다리고 있을 줄 모른다.

나의 블로그에 솔직히 몇 편의 글이 모아졌는 지 파악이 안된다. 비공개까지 포함한다면 약 천편이 넘을 것이다. 내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이 천 편이지 이걸 한 달이나 두 달동안 몰아서 올렸다면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고 컴에 붙어서 해야 한다. 난 그런 거 제일 못한다. 몰아치기식 공부도 전혀 체질이 아니다.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느리게 굼뜬 꾸준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빨리 성공하기 위해서 애쓰는 세상인데 .사실은 이런 것은 나하고는 원초적으로 맞지 않는다.

나는 빠른것은 싫다. 그 좋은 풍경을 볼려면 완행기차로 가도 30미터를 일초에 지나간다.

이런 상황에 내가 못 보고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그런 것도 모르고 산 적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지나친 풍경이라도 지나버린 일이라도 다시 되새김질 할 수 있는 기회는 몇 번 온다. 그 때 느림을 만날 수 있었다.

느림은 얼른 돈만 벌으라고 하지 않는다.

느림은 누구보다 빨리 성공하라고 하지 않는다.

느림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오히려 멀리한다.

느림은 단순하게 살라고 한다.

느림은 마음에서 산다. 평수가 좁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느림은 소유가 아니다.

느림은 누구에게 꿔오지 않는다.

느림은 평안과 가장 가까운 친구다.

느림은 꾸준한 반복이다.

느림은 삶에서 가장 오래 유지되는 성공방법이다.

내 인생에서 늘 소용되고 이용되는 것은 바로 느림이다.

이런 느림을 즐길 줄 아는 국민이 자꾸 태어나야 한다. 뚝배기 같은 투박함과 질그릇의 소박함으로 묵묵히 이겨내는 근성이 우리 대한민국의 근성이었다.

앞으로 나의 블로그엔 오지 말라고 해서 안오고 오라고 해서 오는 방문객은 없을 것이다. 광고를 아무리 잘 해도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가장 자연스럽다.

느림보들은 가장 능동적으로 꾸준하게 반복하는 생활의 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