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갈래 길이 있는 곳을 교차로라고 한다.
그 길목마다 지키고 있는 등을 신호등이라고
우리는 말 없이 약속을 했다.
그 누구나 다 함께.
내가 오른쪽을 가든
그대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을 때도
붉은 신호등으로
잠시 멈춤을 가르친다.
선생님처럼.
가는 길에 청신호를 늘 뜨게
우리가 꿈꾸는 등.
파란색 신호등과
새끼 손가락 걸듯이 또 계약한다.
인내와 같은 샛노란 색을 개나리처럼
흔하게 견뎌내어 씩씩한 진행을 해 보자고
네 갈래 길목에서 굳건한 맹세를 매일 나도 모르게 했었다.
지금은 새빨간 연산홍꽃 피는 봄.
우선멈춤!
그리고 꽃이 지면
푸른색 청신호 연두잎이 솟아 날 것을 기다리라는 봄이다.
새빨간 꽃이 지면 다시 일어나서
또 일어나서
먼 길을
걸어 시작하라는 신호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