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이혼한다는 전화를 받고
나는 자판기에서 검은 색이 짙게 배인
쓴 커피를 뽑았다. 쓴 맛 같은 배신이
따뜻하게 위장을 한 컵을 두 손을 모아 그대로
기도를 할 듯이 중얼 거렸다.
그래 까짓거...두 번 사냐 한 번 사는 건데.
그 까짓 이혼이야 열 번 하면 뭐 어떠냐?
어제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인생들이 오늘은
무슨 이유때문에 가압류같은 딱지가 덕지 덕지
붙을 수도 있더라 - 증명이 안 되는 공식, 혹은 방정식.
변명을 할 테지. 사랑이 밥 먹여주더냐?
그런데 그 밥 먹여주는 사랑이 한 번은 나무도 되고
뜨거운 한 낮의 이글거리는 태양도 되고. 변덕이 심하게
무쇠솥에서 끓는 고열이 되더라. 너무 느리게 식어 어쩔 수 없는 것.
나는 쓴 커피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입에 달아 달디 단 것을
혀로 굴려 녹여 먹는 것- 그런 것을 아껴주는 사랑이라고 명사를 붙인다면.
토해내는 사탕같은 사랑이 어디 있겠어. 제기럴.
백지수표나 부도수표나 불황은 또 뭐가 다르긴 다를텐데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할려고 통화키를 꾸욱 눌렀다.
전원이 꺼져있습니다...아 ! 이 여자 목소리는 너무 낭만적이야. 처절하리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