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결혼이 늦었지만 남편도 늦게 결혼을 했으니 서로 피장파장이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 남편은 방걸레를 잡고 이 방 저 방을 닦고 쓸고 나 보다 청소를 더 잘한다.
이 미련한 곰퉁이는 아!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남편은 무조건 집안청소를 하는 구나 했다. 거기다가 난 살림은 젬뱅이다. 할 줄 아는 건 먹는 것. 엄마가 오물조물 무쳐서 고사리며 콩나물 무침을 오돌오돌 씹어서 먹는 것은 잘하는 데. 설겆이를 난 열심히 했는 데.
기껏 하시는 말씀이 이것도 한 거냐? 여자가 어째 깔끔하지 못하냐? 이렇게 핀잔만 들을거면 뭐하러 하냐? 에잇 그냥 되는데로 살자고 버티다가 어찌어찌해서 얼렁뚱땅 결혼을 해보니 남편이 나보다 더 잘한다. 울 엄마 내심으로 천만다행이라고 하셨을텐데.
배가 아퍼서 새벽에 데굴데굴 구르니까 울 남편 나안고 더 우네....나 원 참 내가 아픈건데.
우는 남편보고 자긴 왜 우는 거여? 했더니 자기도 아프단다.
아뭏튼 출근도 미루고 병원부터 곧장 갔는 데. 배가 아프니 내과에 가니. 그 의사가 고개를 갸우뚱,갸우뚱...산부인과로 가보란다. 거길 왜 가유? 배가 아픈디...
순간 남편이 얼굴이 희색이 되어서 날 끌고 간 산부인과에서 임신 삼주라고 하니까
공중전화로 달려가서 엄마! 애 가졌대..임신 삼주라고 하는거여... 나 그때 진즉에 알아봐야 하는 건데. 울 남편 심한 중증 마마보이였다는 것을.
그나저나 임신확인 순간부터 입덫이 시작 되었는 데. 그 길로 시아버지, 어머니 ...온 집안 식구들이 모두 울 집에 모이시니 난 이집안에 손이 귀한 집안인가 했다.
십개월이 다 되어서 예정일이 되었는 데 좀체 애는 나오지도 않고 남편은 연신 전화만 해대었다. 오늘도 애가 안 나오네요...조금 늦나봅니다...
그런데 예정일보다 이틀이 지나 배가 뒤틀리니 얼른 다니던 산부인과로 실려 갔는 데.
산통은 있는 데. 또 의사가 고개를 갸우뚱 하네..이번에 또 뭐가 이상한 건가? 하고 난 아퍼 죽겠는 데. 조금 더 지켜보고 사진을 찍어보자는데. 뭔 사진을 찍어요? 애 낳는데...
애가 앉아 있는 데...엄마가 골반이 통뼈라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
뼈면 뼈지 무슨 통뼈? ..나중에 알고보니 골반이 벌어져야 자연산을 할 수 있는데. 난 조선시대에 사는 여자였으면 영낙없이 애 낳다가 애도 엄마도 죽는 여자가 될 뻔했다고 합니다. 전 그래서 울 아들을 수술해서 낳았지요..수술하는 동안 남편은 애가 안 나올까 봐 , 아니면 내가 죽을까 봐 그런건지 혼자 울 엄니 옆에서 찔끔 찔끔 울더래요.
산바라지도 사실 남편이 다 했지요.. 전 그런 게 또 당연한 줄로 알았는 데.
제가 농담으로 셋째두 또 낳을까 했더니..언제 니가 애덜 기저귀 빨래 한 번 제대로 한 적있냐 ? 낳기만 했지..키울 줄 알어?
헤헤...긍께 왜 나랑 같이 살자고 옆구리를 팍팍 찔럿냐구?..도로 무를려면 물러! 까짓거 이판사판인데...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