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는 아무나 떤다!
기본 주제방 2008/03/17 11:21   http://blog.azoomma.com/ifg01/270245

내가 둘째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인가 뭔가 걸렸는 디 

내 새끼라고 이뻐 보이지도 않고 사는 게 별루이고 오늘 아니면 내일 어차피 죽을텐디

뭐가 귀해지고 하찮은 것도 없구 뭐 그러더라..

 

그 때 내가 사는 집 근처에 뭔 놈의 꿩들이 그렇게 많이 살았는 지

돼지고기보다  꿩이 그렇게 흔해서 꿩잡는다구 약을 쳐서 엄청나게 잡았는 디.

그걸 내가 숟갈로 박박 긁어서 나 한 숟갈 먹고  또 한 숟갈 나 죽으면 키워 줄 에미가 없으니께 둘째 한테도 먹였다구.

 

근디 꿈인가 몽롱하게 애그 아직 젊어서 죽으면 안 되는 디..안 되는 디..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실없이 다시 사냐?  꿩들은 그 약먹고 잘만 죽는 디...내 참 사람 한심해지는 거 순식간이더라구.. 내가 살았는 데 내 새끼라고 니가 먹여 살려야 한다구 애를 도로 데려 왔는 데. 나 죽으면 못 볼 애가 뭐가 새록 새록 이쁘것어... 그냥 되는 데로 밥물이구 뭐구 살아도 지 팔자이구 죽어도 한 없다구 했는 데.

 

도대체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어 버린거여.. 몇 끼 굶어서 죽지도 않어..날 밤 꼬박 몇 칠 세워도   멀쩡한 거여..미치고 팔짝 뛸일은 문 앞에 큰언니하고 남동생이 밖에서 벌벌 떠는 데 그게 다 헛것이라고 나보고 드뎌 미쳤다구 하데.

 

근디 어느날 잠깐 새벽에 눈을 붙였는 데. 그 땐 교회에서 새벽 종소리를 땡그렁 하고 치거든.. 그 소리를 들으니께..아 이제 나보고 죽으러 오라는 구나 이 소리로 들리는 거여..

그래서 갔지.. 머리는 산발 해갖고 영낙없이 반은 미친년처럼 보였을 겨...

 

누가 내 애길 그렇게 소상하게 일러바쳤나...어쩜 내 애길 그렇게 자세히 아냐?

나 그래서 남애길 들으러 간 게 아니구 내 애길 들으러 교회에 갔당께.

그러다가 애덜이 이뻐 보이구,, 또 셋째가 들어서고 그러다가 맨날 죽고사네보다 우선 먹고살아야지 후딱 뒤돌아서면 뭐가 그리 할 일이 많은 지...원..

 

지나고보니 그 때 꿩약먹인 그 둘째가 제일 나한테 잘 해...어이가 없지..어이가 없는 일이

참 많은 게 인생이더라..나도 짐작을 못하지..그 때 그렇게 죽네사네 안 했으면 아마 지금 쯤 그 병이 걸렷을 지두 몰러..

누구한테 그런 게 비켜가고 말고 늦든 빠르든 언제 오냐? 이게 순서지 뭐..

 

덧) 누구의 수다라고 하면 저적권법에 걸릴까 봐....그냥 옮겼습니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