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 졸업식에 상하나 타지 못했다.
그래도 이 녀석 싱글벙글이다.
나도 그런 거는 바라지 않았지만, 내심 속으로는 괜히 아들이 속상 할까 봐 그랬다.
근엄한 국회의원도 오고 정장차림으로 무슨 시의원이며
교회목사님들이 줄줄히 장학금을 주러 단상으로 올라간다.
어떤애는 두 번 세번 반복되어 부르지만
울 아들이름은 한 번도 부르지 않아 박수만 치는 졸업생도 있었다.
모두들 삼 년내내 같이 동문수학한 동창생들인데.
이젠 자모회장이 우리 자모들이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한다고 하신다.
가고 싶지 않은 데. 굳이 못을 박는다. 졸업생인 학부모는 반드시 꼭 참석할 것을 당부한다. 어쩌고 저쩌고 핑계를 댈려니 울 아들 종례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같이 식당에 모였다.
사실 난 울 아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제일 미안한 학부모다.
워낙 상개구쟁이구, 툭하면 수업하다가 애가 없어져 선생님이 찾아다니고, 애들이 부르고
그래도 어디 구석진 데 쳐박혀 책읽느라 못 들어 놓친 수업도 참 많었는 데.
선생님 소원이 울 아들 교과서 한 번 제대로 놓고 수업집중하면 내일 아침 내 밥상이 달라질 거라고 그렇게 신신당부 한 걸 글짓기 교실에 내서 한바탕 웃은 애길 할 때. 내 얼굴이 심각해진 적도 있었다. 으이그..이눔아 어지간히 속좀 썩여라..내가 너 땜에 학교 앞 지날 적마다 가슴이 울렁 거린다고 했더니 그래도 요즘은 좀 집중을 한다고 했다.
학생수가 적어 누구 엄마예요하면 교장선생님도 담임선생님도 모두 잘 아신다.
나는 말 할 것도 없이 누구 엄마이쥬? 아휴..예..죄송합니다..울 아들 땜에 고생 많이 하셨지유...그저 고개만 숙이는 게 제일이다 싶었다.
' 아유..아녜요..세상에 그 놈 크게 될 놈입니다..일본어도 지 혼자 공부해서 아주 잘해요..
처음엔 천방지축 아주 난리법석을 떨어서 당황은 했지만..허허 근디 어쩜 그렇게 책두 많이 읽구 말도 아주 잘해요..요즘 그 영어땜에 우리도 참 힘든데.. 그거 뭐가 걱정이냐구..대통령은 오년이면 되구 국어는 내 평생 쓸거구..영어는 우리집에서 어디가도 쓰는 데 없는 데..왜 그러냐구 그러는 겁니다..아이들 생각이 맞아요..어머님 아들 잘 키우셨어유..그림을 그리는 고등학교를 간다고 할 때 잘한다고 제가 팍팍 밀어 줬습니다."
세상에 울 아들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길게 아들에 대해서 말씀을 한다. 혹시 내가 부탁을 한 것처럼.
다른 학부모들들도 모두 내 아들이름을 대며 어쩜 그렇게 당당하게 키우셨냐고 한다.
"진짜 집에 컴퓨터가 없어요?"
" 예..집에 없으니 할 수 없이 도서관 가데요.."
우하하하..모두 박장대소하신다.
교장선생님이 그러신다. 사실 우리학교에서 가장 많이 장학금을 혜택을 받은 학생이 나의 아들이란다. 도서관에 비치 된 도서들이 아들이 신청한 게 반이 넘는 단다. 덕분에 도서관에 학생들이 모여서 놀고 읽고 그렇게 된 게 아들덕분이라고 했다. 나에게 악수를 청하시니 내가 안절부절이다.
졸업식에서 못 받은 상을 덤으로 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