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두둘겨 팼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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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머리가 왜 이래요?" "늙어서 그려..." 나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서 그렇게 늙는 줄 알았다.. 동행을 해서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동네 목욕탕에 갔었다. 옷을 하나씩 벗으실 때 굽은 등허리에 겨울산처럼 축쳐진 피부를 보니 속상하다. 그 때까진 어머니의 머리상태를 몰랐는 데.
어머니는 피부를 버린다고 때타월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손으로 닦으신다. 내가 등을 밀어 드렸다.
수중기가 하얗게 깔려서 앞이 희미한데 유난히 툭 불거진 어머니의 등뼈를 보았다. 겨울나무 둥걸같은 딱딱한 뼈는 그렇게 부러질 것 같이 조심스러웠다.
어깨도 뭉친 혈이 돌아다녔다. 나는 괜히 심통을 부리둣이 아휴 어머니..어깨가 이거 누구거예유..이렇게 뭉치면 얼마나 아픈데.. 병원가도 몇칠 지나면 또 아프고 저리고 밤이 되면 잠이 안와... 목욕탕이 웅웅거려 어머니의 말씀이 붕붕 난다. 겨우 들리는 말씀이 잠이 안 와...
매일 운동하라고 말을 하고 싶지만. 그동안 살아온 생활습관이 더욱 고집이 세다. 어머니는 머리도 못 감는다. 난 샤워꼭지를 들고 어머니 머리를 보니 .. 머리카락이 다 부서지게 생겼다.
몇 천원 더 아낀다고 싼파마를 한 게 원인이었을 것이다. 에구..어머니 머리카락이 많이 상했어요.. " 우라질 그 할멈이 잘한다고 나랑 같이 하면 더 싸게 해 준다고 했는 디..'
싼게 비지떡이라고 하더니,부서지는 머리카락에 수분기가 전혀 없으니..안 그래도 더욱 수척해진 얼굴에 이래저래 또 속상하다.
어머니는 우유를 비린내 난다고 마시지 못한다.. 난 그래도 우유를 사서 반은 더운물에 풀어 머리를 솔솔 뿌려 우유맛사지를 해야 그래도 머릿결이 덜 부서진다고 했다. " 야야..그거이 먹어도 아까운 걸 머리에다 붓냐?" 손을 절래 절래 흔드신다. " 그렁께 어머니 인제 싸다고 무조건 파마하지 마세유..그게 나중에 더 나가유..."
발뒷굼치가 하얗게 굳은살이 번지고 있었다. 나는 뜨겁다시피 한 물을 받아 어머니보고 담그시라고 했다. " 이게 얼마나 오랜 된 살인디..벗겨질까?" ".그래도 오늘은 벗기는 것보다 더 번지지 않게 해야죠.." 어머니는 아무 말없이 수건을 쓰고 발 담근채 앉아 있으셨다.
근데 옆에서 한 할머니가 그러신다. " 딸인가유..닮았네..엄마하고 딸이 똑같이요?" 울 시어머니도 나도 그냥 웃었다. " 할머니..제가 등 밀어드릴까유?" 미안한디..이거 어떻게 한디야....등밀어드리는 동안 할머니는 내내 그 말씀만 하신다.
어머니가 그러신다.. " 딸같은 울 큰며느리여라..이쁘쥬?" " 세상에 근디 왜 얼굴이 똑같은 디유?"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닮으면 오래 오래 무병장수 한다는 디. 복 받은 거여유..어휴 시원하네,,,어디서 안마를 배운거여?
헤헤..평소에 제가 어머니를 많이 두둘겨 팼어유.. 마구 웃으신다. 목욕탕에서 나도 울 어머니도..할머니도 모두 웃으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