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은 잘 쓰지 못한다.
긴 글은 더욱 잘 읽지 못한다.
길고 두꺼운 책은 나의 달콤한 잠을 위한 베개가 되었다.
짧고 굵게 살라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 한 줄 모르지만
그것도 맞는 말씀이다.
뭐 구차하게 빌빌거리다가
별 볼 일없이 사느니
한 번에 탁 내리치는 동태머리 자르듯이
앗쌀하게 살라는 말일게다 .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참 이상도 하지
그 구차하고 빌빌대는 게
아주 사소하게 중요해지는 거다.
느리고 미련하게 머리 터지는 것도
한 알 한 알 밥알을 젓가락으로 집어 내는 것도
게으른 햇볕에 등 데워 낮에 길게 하품하는 것도
다 닳아 낡은 가죽구두를 신고
천원어치 붕어빵 사러 가는 것도
시시껄렁한 요점정리가 되었다.
이젠 주제가 필요한 오늘인데.
이 빌어먹을 변덕스런 그 짧은 핑계들이
나의 요약이 되고 주제가 되는 지
아무래도 짧고 굵은 팔자되기는 글렀다.
붕어빵에 단팥이 붉다.
핏줄처럼 탱탱하게 살고 있었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