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그냥 아침에 눈만 떠도
신문이며 금방 짠 흰 우유가
현관에 배달이 된 것을 고맙게 생각을
몇 번 했는지.
골똘히 오늘은 뭐하고 살 것인가?
누구하고 점심을 같이 먹을까?
마트에서 제일 싼 배추를 사야 되는 데.
은행 갈 땐 잎 다 떨어진 은행나무 뒤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 처럼
서로 이어진 긴 인연사이
지금 크는 나무도 아프고 저린 틈을 벌려
가지를 내고 갈라진 사이로
하늘향해 크고 있었다.
나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