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혼한 목사님 편지
기본 주제방 2007/10/16 19:45   http://blog.azoomma.com/ifg01/258907

새벽에 꾸는  꿈은 단잠을 깹니다.
여기는 한 여름엔 새벽 다섯시라도 해가 산위로 올라서 환합니다.
그래서 들에서 밭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한 낮이 뜨거워지니 얼른 새벽기도를 드리고 일하시러 갑니다.

그런데 저는 이 새벽기도를 인도 할 목사인데
일어나는 시간이 제일 곤란한 겁니다.
모닝벨이 울리는 핸드폰부터 골동품이 된 사발시계의 때르릉 요란함까지 갖춰 내 머리맡에 놓고 잠을 자는 데.
한 번도 그 소리를 듣고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아! 내가 아내하고 같이 잘 때는 늘 아내는 나를 깨워 준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영 자신이 없어 진 것입니다.
그렇다고 신도들에게 나 이혼해서 아내가 안 깨워줘서 이렇게  새벽기도를 허겁지겁 드리게 됐다고 이실직고도 못하죠. 또 그런 애기하면 교회가 난리가 날 테고. 거기다가 혼자 사는 박집사님에게도 실망을 안 겨 줄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 제목을 정한 것입니다.
하나님... 꼭 예배드리기 전 오분전이나 십분전에 꿈에서 계시를 하여 일어나게 해달라고 자기전에 아주 신중하게 취침기도를 했습니다.

한 일주일은 별 꿈도 안꾸고, 여전히 오분 지나 십분 늦게 기도를 드렸는 데.
고민은 되죠. 우리목사님 잠꾸러기라고 놀리는 것 같아서 이거 안절부절 입니다.

그렇다고 아내는 꼼짝도 안하데요.. 이혼은 했지만, 그래도 목사님 한 번 깨워주면 하나님 한테 복은 누가 받냐고 할려고 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그동안 나를 깨워주느라 아내는 더 고생한 것에 미안하기만 했습니다.  

언젠가 인디언들의 기우제를 지내는 애기를 들었는 데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기만 하면 비가 100% 온다는 것입니다.
비법이 있답니다. 뭔가 했더니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 다는 말에 그만 파~~~하고 웃었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기우제가 아니고 아침에 특히 새벽에 잘 깨는 기상제를 드릴까 ? 궁리를 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또 자기 전에 기상을 잘 해달라고 간절하게 했습니다.
새벽에 기도시간 전 최소한 십분 전에 꿈에 이제 일어나거라 하시면 참 좋겠습니다. 하고 그 기도를 매일 할려고 합니다.

100% 응답이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동안 편지를 못 올린 것은 제가 개인의 사정이 될 수도 있지만. 목회자가 이혼을 했다는 이유 한가지로 사회적으로 집중을 받을 수도 있지만. 종교의 성직자로서 겪지말아야 한다는 다른 이의 시선들이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성직자로서 한 가정의 배우자로서 부족함이 없이 본을 보여도 부족할텐데. 제가 감히 이런 편지를 드려서 여러사람에게 상처도 줄 수 있겠구나 고민이 많아졋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저와 같이 이혼한 목사님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사역에 실패하시고 어디로 가셨는 지 종적이 묘연한 분도 계시죠..
이런 사실은 드러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우리가 모른 척한다고 이런 상황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덧) 이 글은 옮겨서 편집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