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가 느닷없이 얼굴을 바짝 대고 그런다.
엄마! 글쓰는 작가야?
갑자기 묻는 질문이라 엉겁결에 대답했다.
아아~~ 니! 근디 왜 그러는 겨?
엄마가 선생님한테 메일 보냈다며?
응... 왜 뭐라고 하셔?
선생님이 엄마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데? 근디 엄마가 이젠 일 안하고 집에서 논 다고 했는 디..그래도 자꾸 뭐 하시느냐고 그러시는 거여.그런디 엄마가 시를 보냈다고 울 반 애덜한테 그 시를 읽어주는 거여...
근디 그 시 엄머가 썼어?
아아~~ 니!... 보내놓고 그냥 잊어버린 그 메일 한통은 이렇게 시작했다.
딸을 위한 시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 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들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가서
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구인지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라고.
글: 마종하
우리 딸아이가 정상으로 잘 자랐다면 저는 이 시를 모르고 지나쳤을 겁니다.
울 딸내미가 지금은 정신지체아로 판정 받은지 벌써 오년이 되어 갑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성격이 아주 밝습니다.
학과성적이 아마 제일 뒤 떨어질 것입니다. 꼴찌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각오한 일이고 또 나아진다는 희망도 바란다고 하는 것은 아이한테 엄청 부담을 줄 것입니다.
그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몸만이라도 건강히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할까 그런 것도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만히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에게 따로 부탁의 말씀을 드리지 못합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기에 감히 편지를 드립니다.
학교에선 학교엄마라고 불러라.. 으이그 내 자식들아! 이러시기도 하고 떠들다가 잘못을 하다가 걸리면 그 자리에서 혼내는 게 아니고 모두에게 폐를 끼쳤으니 너 통닭 사와라! 사과 하는 겸말야...
후후..울 딸냄 복 받은 거다. 참 좋은 선생님 만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