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마리아! 마리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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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기억은 없다. 그렇지만 그 기억이 전부 일때가 난 제일 안타까웠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없어졌는지 출처가 분명하지 않음에도 내 온갖 힘을 모아 집중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막막함이 오히려 에너지가 될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길도 물어 볼 필요 없고. 가도 가도 집하나 나타나지 않고 오로지 푸른사막같이 묵묵한 나무들이 서 있는 길 한 가운데에서 아무도 아무런 차도 없는 텅 빈 도로 위에서 서 있었을 때 갑자기 일곱살 때 감나무에서 떨어져 혼절한 그 빈공간이 분명하게 영화 한장면을 고정 시키듯이 인화되어 각인 되어 잇었다는것을 알았다.
나는 죽어도 못 볼 그 장면에 어색한 내 작은 얼굴과. 놀란 울엄마 목소리와 그래도 내 손에 익다말은 탱탱한 단감 한 가지가 꺽어 있었다. 섬으로 떠난 주인 할머니는 이제 막 감이 익어가는 늦여름이었다. 얼결에 설은 단감은 떪지 않았고, 그 옆에 주렁 주렁 매달린 땡감은 바닥에 지천으로 널브러져도 못먹는 감이라는 것은 본능으로 알아 내었다.
나와 동갑이던 사내아이도 나와 같이 단감을 좋아하고 그 때 너는 밑에서 망보고 나는 올라갈 께 했다. 여린 감나무 가지는 어느 새집도 둥지를 틀지 못했다. 그래선 가 다른 나무는 하나 둘 쯤 끼고 있던 둥지는 이상하게 감나무엔 새들이 둥지를 틀지 않아었다. 그 이유가 따로 있었을 것이다. 나도 한 참 후 알았지만 열매를 맺는 나무는 가지끝이 무척 약해지고 그 걸 안 새들은 이왕이면 튼튼한 기둥이 되는 나무를 골라 둥지를 튼다. 그런데 난 거길 올라가서 겨우 닿을락 말락 하는 손 끝에 야물게 익은 단감만 보였다. 물론 내가 디디고 있던 가지는 이미 휠 대로 휜 상태였으리라.
금방 딴 단감 한입 베어물고 있는데 예사롭지 않게 그 때 들리는 노랫소리에 일곱살 때 동네 방송으로 틀어주던 패티김의 마리아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아...
한 번 떨어져서 기절 까지 했는데, 그렇다고 단감은 아무렇지 않았다. 나는 꾀를 내어서 긴 대나무 장대를 질질끌고 몰래 뒷뜰에 아예 상주 하다시피 하나씩 하나씩 따먹었는 데.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럴 때 마다 동네 방송에서는 새마을 노래 틀어주고, 그 다음엔 마리아 마리아를 틀었다. 그래서 내 사랑하는 마리아...내가 사랑하는 감아...
끝내 가을엔 익어서 제삿상에 올라 갈 단감도 몇 개 남지 못했다. 주인 할머니는 그 때 즈음 돌아오셔서 그랫다.
그거 ..참 ,,올해는 단감이 안 열렸나 벼..한 해걸이를 한다더니...
한 해걸이? ... 그게 뭘까.? 울 엄마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대답은 안하시고 대뜸 너 또 따먹었지?..아이그 이거사..남 단감을 다 따먹었으니 어떡 헐 겨? 혼나는 것은 싫고 궁금한 것은 못참고 울엄마 나를 따라 다니면서 부지깽이로 머리를 허벅지를 때리는데..그래도 난 또 물었다.
엄마..한 해가 뭐여? 내가 다아 안 따먹었당께! 그렇게 단감 따먹던 일곱살이 왜 이제서야 분명하게 기억이 나는지...
작년에 나는 일곱살에 멈춘 그 때 그 가을에 익은 단감나무가 있는 집으로 찾아 갔었다. 패티김의 마리아 테이프도 틀어놓고 가고 싶었는데..하도 오래 된 노래라 그런 테이프는 안 판단다. 그래서 아무것도 틀지 않고 광천으로 향했다.
덧) 에휴..안 쓰면 기억안나고.쓸려니 뒤죽박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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