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만난 남자.
기본 주제방 2007/08/01 22:07   http://blog.azoomma.com/ifg01/253672

나의 키보다 작은 남자였다.

나도 작은 키를 가진  여자다.

나보다 더 나이먹은 테를 두르고 있었다.

한 번은 묻고 싶은 데.

정작 얼굴을 보면 묻지 못했다.

이미 나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손목을 보니 나보다 더 가늘다.

하긴 키도 나보다 더 작은 데.

그런데 아무도 그 남자에게 난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혀 난장이 처럼 다리가 구부러지거나 비율로 따진다면 정확히 정상인 보다

더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남자가 나보고 결혼 했냐고 묻는다.

그래서 난 애가 둘이예요 했다.

나의 대답을 듣고 아! 결혼을 했구나 한다.

난 애가 둘이라고 했는데.

 

이 남자는 매일 냇가에서 달팽이를 잡는다.

나는 정말 달팽인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다슬기였다.

나는 아무 말 안했다. 왜냐구?

잡는 사람이 달팽이라고 하면 달팽이기 때문이다.

 

강이 낮게 흐르는 냇물을 살살 뒤져 자갈돌보다 더 큰 바위밑에서

다닥 다닥 붙어 더듬이 없는 달팽이를 손바닥으로 슬슬 흩어 내리는 솜씨가 한 두해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앞니도 썩어 웃으면 영구처럼 뻥뚫린 미소가 천연이다.

나도 모르게 헤벌레 웃어지는 미소가 그 남자 얼굴에 늘 있다.

 

한 오십년 된 벗나무 그늘아래 늘 오시는 구순된 노모를 위해 달팽이를 잡는 다고 했다.

이런 것을 처음 본 나에게 아무렇지 않게 털어 놓더니 나에게 한 주먹 줄까? 한다.

그래요..주세요.. 고맙습니다. 근디 이걸 어떻게 해 먹어요?

 

으응..그냥  호박넣고 부추넣고 된장 넣고 푸욱 삶어..그럼 디야....

아..예... 나는 한 주먹의 달팽이를 나의 청치마 주머니에 넣었다.

조금 있으니 나의 주머니에서 뭐가 꿈틀 꿈틀 서그락 서그락 소리도 나고 그런다.

 

다시 손을 넣어 달팽이를 한 주먹 끄내보니 모두 혓바닥 내놓듯이 물을 찾는 눈치다.

벌써 서쪽 산에 구름이 잔뜩가린 해가 붉으스름한데.

나는 다시 냇가로 걸어 갔다.

 

아마 내일 또 그 남자는 달팽이를 잡으러 올 것인데.

나에게 준 달팽이를 물이 필요 할 것이고.

 

여름 한 모퉁이에서 더위나기를  제대로 톡톡히 치루는 오늘이다. 나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