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버스여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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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은 늘 한가하다. 특히 시골버스정류장은 시간 맞춰 오는 곳이다. 그래서 그 시간이 아니면 늘 비어있다. 심심하면 차도 그냥 세워두고 버스를 탄다. 일부러 하루에 두 세번오는 오는 버스는 한 번 들어가고 나오는데 두 세시간은 걸린다.
굽이 굽이 산하나 돌고 강을 건너는 다리를 몇개 건너면 울타리가 낮은 흙담을 끼고 사는 동네를 구석구석 누빈다. 버스가 다니기도 좁은 일차선도로에 어쩌다 마주오는 차들은 도로 후진을 해준다. 그렇게 한 동네 이동네 저동네 정자나무랑 모정이랑 오래되어 뚜껑 덮여진 우물등을 천천히 볼 수있다. 시냇물흐르는 개울 소리도 들린다. 남의 집 안마당도 훤히 보인다. 어디는 늦은 모내기를 하느라 손들이 부산하다.
등허리가 너무 뚱뚱해져 이젠 분질러질까 봐 지팡이처럼 허리를 받쳐준 한 사오백년된 느티나무를 보자니 내가 너무 어리다. 어린 순 같은 눈빛으로 쓰다듬는 그 눈빛같은 잎사귀가 이젠 더욱 푸름으로 짙어 간다.
그런 나무는 오래전에 까치가 지은 집이 있다. 그 둥지는 그림속에서 어떤 화가가 뭉툭한 사비연필로 죽 죽 힘있게 눌러대어 시꺼먼 뭉텡이같은 실뭉치처럼 멀리서 보인다. 특히 겨울엔 더욱 얼킨 실타래같다. 물론 여름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른다.
가끔은 이런 뜻모를 가벼운 버스여행을 한다. 시골버스는 우선 멈춤이 너무 자연스럽게 실어서 이곳 저곳 나른다. 아직 올 시간이 멀었는데도 벌써 지팡이 잡고 버스 정류장에 한켠 길게 그림자를 내려뜨리고 기다리는 할머니도 볼 수있다.
괜히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선다. 할머니 어디 가세요? 하고 물으면 응... 오늘 장날이라서..어여 그냥 가... 태워줄까요 해도 그냥 가란다. 한 손에 버스 회수권이 있다.
버스 정류장엔 낮게 토끼풀이며 노란 민들레며 봄에 먹는 풍년대가 하릴없이 바람에 흔들리며 큰다. 꼭 수다떠는 라 할머니는 안중에 없다.
이런 풍경은 늘 보아오던 것인데. 오늘은 왠지 나도 그 옆에 앉아서 오는 차 가는 차 보기도 하고 슬슬 혼자 말거는 바람이 되보고 싶다.
아직 시내에 나가는 버스가 되 돌아 올려면 한 두어시간은 더욱 있다. 그저 기다리면 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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