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사는 목사입니다.
그런데 혼자산다고 전부 홀아비 보듯이
아니면 혼자 사는 여자라고 저부 과부로 보는 시선은
이젠 구닥다리라고 생각한 적이 오래입니다.
여기는 자꾸 사는 사람들이 도회지로 도회지로 나가서
겨울 미류나무에 지은 새집이나
사람이 안 사는 빈집이나 똑같습니다.
어쩌다가 바람이 불면 휭하니 걷어갈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심합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취업도 부목사로도 아니면 전도사라도 일할려고 했지만
이것도 경쟁이 치열한 취업과 다를 바가 없더군요.
그렇다고 신학교까지 졸업하고 모른척하고 다른 곳에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한 번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향에 돌아갔습니다.
고향의 옆동네에 목사님이 연로하셔서 언제나 젊은 목사님이라도 모셔올까 걱정하는 열명도 안되는 그 시골교회를 제가 엉겁결에 맡게 되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결혼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의 아내는 전혀 다른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가 무지하게 요구를 하였습니다. 사명자의 아내니. 그 만큼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요아닌 강요를 했죠.... 전 이일로 아내와 심한 다툼을 하고 결국 우린 서로 다른차이로 우리교회 모르게 이혼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저는 혼자서도 사역 감당하고 설교준비하고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하나인데 아내가 키운다고 해서 그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제가 아이까지 안 준다고 하면 하나님의 뜻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이혼을 해도 저의 집을 떠나지 않는 겁니다.
짐도 그대로 놔두고 여전히 살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젠 이혼을 했으니 제 갈길 가자고 해놓고는 왜 안나가냐고 다그치기도 그렇고, 안 그러면 제가 집을 나가면 교회일은 또 어떻게 하나. 이런 심정이었습니다.
몇 칠이 지난 후에
항상 아내가 아침을 준비하는데.
그 날은 아내가 저에게 그러는 겁니다.
이젠 이혼을 했으니 나는 당신에게 천 사십한 번을 밥을 해주고 빨래를 했으니
위자료대신 나에게 그대로 천 사십한 번 식사를 해주세요.
목사님!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결혼한지 만 사년이 넘어가고 그나마 매일 붙어 있다시피 같이 산 기간을 아내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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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편지가 꽤 깁니다, 몇편으로 나눠서 연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