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노를 보는 나의 아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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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열심히 드나들던 울 아들이 빙빙 로비에서 돌아다니다가 데리러 간 나와 마주쳤다. 왜 여기있냐고 하니 그냥 심심해서 서 있다고 하는데 눈치가 그게 아니다.
나도 빌린 책을 반환하고 집으로 돌아 가려는 데 아들 친구가 느닷없이 아는 척 하면서 그런다.
니 그거 보다가 퇴실 당했다면서? 그 놈은 내가 엄마인 줄 몰랐나 보다. 움찔하는 울 아들 얼굴이 벌겋다.
도서관에선 만화나 동여상이나 채팅을 할 경우엔 알짤없이 퇴장이다. 강한 제어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젠 엄마까지 알았으니 지도 창피한 가 머리만 긁적 긁적 긁기만 한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열 다섯살이 넘어가고 열 여섯이면 자다가도 벌떡 뻘떡 일어나는 몽정기를 서툴게 넘어가야 하는 단계는 넘었다.
우연히 중앙 아프리카에 사는 원주민이 생각났다. 남자애가 13세만 되면 먼저 여자친구와 관계를 갖는 법부터 피임하는 법까지 전통적으로 아빠가 전승해주는 부족이 있다. 물론 공개적으로 성인식을 치루면서 시작 되는 성교육이다. 그들은 여성에게 대하는 배려를 아버지부터 물려 받은 유산처럼 잘 익힌다. 그래서 현대문명에 일어나는 혼외임신이나 유산 및 낙태가 전혀 없었던 부족이다. 지금도 그들은 아들에게 그렇게 대대손손 알려주는 성교육인데.
우리들은 이런게 생소하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다녀도 배려를 주제로 한 학과는 전무하다. 간혹 그런 과를 신설하라면 느닷없이 종교학에 가보라고 할 것이다.
우리집은 일단 컴퓨터가 없으니 아들보고 보지말라고 할 것도 없이 일단은 자동 차단이다. 그러나 나는 정반대로 아들에게 애기했다. 좋은 책이 있듯이 좋은 영화가 있듯이 좋은 포르노가 분명히 있다.
지금은 여자를 성상품화 해서 기계처럼 다루는 게 우선 흥미위주이고 볼거리를 내세워 눈길 끌어 단박에 돈을 벌자는 수준인 셈인데.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내 마음같을 것이다. 이왕이면 본다면 좋은 질을 포함해서 인생에 두고 두고 영향을 끼 칠 것인데. 막는다고 하지말라고 보지 말라고 그러면 더 집중 적으로 하는 요즘 얘들이다.
그래서 나도 겨우 한마디 했다. " 으이구..이놈아 재주껏 들키지 말고 좀 좋은 그림 좀 골라 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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