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 황씨 아저씨.
기본 주제방 2006/12/26 12:54   http://blog.azoomma.com/ifg01/238993

그러니께 다섯마리만 잡아아 된다는 거 아녀?

잉!

그람 여섯마리 잡고 신고할 때는 세마리 잡았다고 하면 지덜이 어떻게 알 겨?

히긴 그러네.... 근디 진짜 한마리 더 잡을 겨?

 

야! 날아다니는 참새가 수십마리인지 수백인지 수 천인지 지덜이 세봤데?

아닐 걸..그걸 다 어떻게 세보냐? 세는데도 알까겄네...

 

 어쩌다가 수렵허가를 받은 울 동네 아저씨들.

한 쪽에 엽총차고 번쩍 번쩍하는 허리벨트에 그럴듯한 물장화신고 강가에 무더기로 후더덕 올랐다가 사뿐히 내려 앉는 천둥오리며 논 병아리에 온톤 천지가 새떼들이다.

그런데 요즘은 수렵을 허가 받은 사람들만 사냥을 하는 철이다.

얼결에 누가 사정 사정을 해서  총을 하나 샀는데 언제 써 먹을 줄몰라 장농 속 깊숙히 숨겨 놓았더니 경찰서에 맡겨야 한다고 하지 않나, 무기소지를 신고해야 한다고 하며 번거롭게 하니까 이번에 다른 우리들의 영원한 총각아저씨 황씨까지 그 엽총이 넘어갔는데.

 

 하필이면 그 때가 요즘인 것이다. 그러니 총 넘긴 사람은 조수로 사냥개역활을 해야 되고 황씨아저씨는 날아다니는 새가 저거는 뭐냐? 오리냐 까치냐 일일히 확인을 하니 잡는 다고 총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고 그저 오락가락 망 받아주다 하루가고 이틀갔는데.

 

 이제는 한 사람 앞에 뭐든지 다섯마리만 잡으라는 거다. 신경질이 난 것은 총 준 사람이고 화가 난 사람은 총 한 번 제대로 쏘지 않았는데 그것도 사냥감이 겨우 다섯마리로 법으로 결정해놨으니 그 이상 잡으면 압수를 당한다는 것이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느닷없이 산림청에서 나왔다고 차트렁크를 수색당하니 사냥이고 뭐고 기분이 나쁘다고 차몰고 나오다가 차가 농로에 빠져 그거 빼서 나오느라 왠종일 추위에 떨고 하더니 굳은 마음을 먹었단다. 그러니까 하루에 다섯마리만 잡자. 새던 짐승이던 간에 하루 다서마리만 잡아도 열흘이면 이거 몇 마리냐? 셈에 더하기에 머리가 바빠지기 하는데 도무지 그렇게 잘 날아다나던 새들이 오리들이 다 어데로 갔나 하늘만 높고 바람만 휭하니 적적하니 또 심심하다.

 

 발 밑에 뭐가 툭걸려 뒤적거리니 죽은 오리다. 그것도 총 맞은 건데...

누가 총쏘고 어디에 떨어진 줄 모르고 간 거다. 이건.

털이 아직 따뜻하고 죽은 지 얼마 안되는 건디...

얼라라..여기 또 있다. 이게 뭔일이라냐.?

 

대충 너댓마리의 천둥오리가 여기저기 풀숲에 흩어져 있는 걸 보니 누가 다섯마리 넘게 잡았다가 압수 당할 까 봐 냅다 버리고 간 거다. 잘 됐다 싶어  사냥도 안되고 새도 없는데 둘은 얼른 주워서 집으로 돌아오니.

 

세상에 명수도 그런 명수가 없다.

내가 여기서  앉아 있는디.. 그 냥 한 번 탕하고 쐈거던?

근디 오리가 우수수 떨어지는 거여...

 

워쩌케 일렬로 줄 세워 놨는 게 벼? 그렁께 그렇게 딱 한 방에 오리들이 줄초상난 거제...

근디 우덜에게 한 마리씩 주는 게지. 이걸로 막걸리 안주하고 망년회도 해야 되겠구먼..

 

얼떨결에 명수가 된 황씨 아저씨...

동네 청년회에 전부 오리들을 안주감으로 주었으니.

그러다 한 해가 그냥 후딱 지나쳐버렸다. 그 날 이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