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젤로 미운 엄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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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이 제일 약점이 아침알람을 맞춰놔도 깨우지 않으면 못 일어난다.
난 잘 깨우지 않는다. 매번 깨우는 것도 귀찮기도 하지만 아직 수면의 리듬이 규칙적이지 못한 사정인 것 같아 조금 지나면 익숙하게 되겠지 기다린다.
늦잠을 자고 허겁지겁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귀엽다. 난 그냥 뒤에서 앉아있고 아들은 교복입으랴. 양말 찾으랴. 밥도 먹어야 하는데 엄마는 날 안깨웠냐고 화낸다.
나두 한마디 한다. " 내가 중학생이냐? 학교가게?" 어이가 없나 한 참 쳐다본다. 그 이후론 늦어도 자기 책임이고 일찍 일어나도 자기 능력이라는 것을 아는지.. 언젠가 새벽 다섯시에 눈 떠 밥달라고 한다. " 왜 일찍 걸어가게?" " 아니 ,,, 아침 먹고 또 자도 아침은 먹고 가는 거 잖어?" 나두 그말 듣고 아침을 준다. 꼭 새벽에 일나가는 아들 밥 챙겨주는 것처럼 생각이 됐다. 한편으론 재미있고.
요근래 시험을 봤나보다. 수행평가이니. 무슨평가라고 하는데 점수가 나쁘면 보충수업을 받아야 한단다. 그래서 그 보충수업 안받기위해서 엄청 신경 써서 시험결과가 다행히 보충수업은 면제란다. 기분 좋게 애기하며 나에게 묻는다. " 이번 여름방학에 땅끝마을에 진짜로 공룡이 살던 곳에 데려갈 거지?"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아들이 독서량이 참 많았나보다. 나야 읽으라고 한 적이 없지만, 집에 그 흔한 게임기니. 있는 테레비도 안나오고. 피씨도 없는 집이니 집에 오면 할일이 자신이 개발하고 놀아야되고 자기시간만 뒹굴거리는 집이라고 한 백일장에 글을 냈었나보다. 제목을 알고 한 참 웃었다. 세상에서 제일로 미운 엄마라니...
담임이 편지로 물었다. 진짜로 전화가 없어 글로 편지를 드린다고 아들이 우리집에는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는 집이니 내가 먹는 급식비도 못낸다고 그러나 면제받게 해달라고 당당히 요구를 하더란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아이를 지켜보니 이게 아주 가난해서 쩔쩔매는 궁색함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이 당당하여 주장하는 것이 보기 좋았단다. 덕분에 교육자인 본인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한단다. 그래서 우리아이는 장학금이 아닌 수업료, 급식비를 자신이 요구하여 면제받았다고 참 고맙다고 표시를 한 편지를 받았다.
추신에 독서상품권을 동봉한다고 아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은데 이미 자기가 무엇을 읽고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 것 같아 상품권을 보낸다고 했다.
아들은 나에게 또 다른 나를 느끼게 했다. 아직은 어리고 미숙하여 덜익은 과일처럼 그렇게 만 본 나에게 많은 생각을 낳게 했다.
아들은 툭하면 나에게 그런다. 세상에서 젤로 미운 엄마라고.. 그러면 너 엄마가 그렇게 미운 겨? 그러면 대답도 못하면서 그냥 웃는다.
나도 그냥 웃는다. 이런 미움이 정 반대로 사랑이 아닌 배려의 계절을 연습을 하기 시작한 아들을 난 만나고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