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번 이혼하는 것
기본 주제방 2006/09/17 10:25   http://blog.azoomma.com/ifg01/232840

아홉번 결혼한 여자는

아홉번의 이혼식을 해야 한다.

아홉번의 성대한 결혼식을 치뤄야 하는 것처럼

 

날마다 나의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길 것이다.

그 전의 몇 번째 남편은 커피에 프림을 몇 개 넣었는지

기억을 잘 안나겠지만.

그래도 커피잔은 늘 두개였으며,

가끔 잔은 빠진 채 접시만 덩그러니 혼자 뒹굴고

있을 탁자에서

섹스를 한 기억은 정확하다.

 

아혼번째 결혼한 남자는

내가 첫 여자이기를 아직 바라고 있다.

늘

자신 외에는 다른 남자를 쳐다보지말라

밤마다 주문을 외듯이 기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난 첫번째의 남자의 속옷사이즈를 기억하고 있으며,

그와의 첫번째 대화의 내용을 외우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늘 거짓말을 한다.

그도 그렇게 했을 거라고..

 

나는 나쁜여자가 아니다.

그들은 나에게 그렇게 애기하지 않았다.

또한 그들은 나를 버리거나, 떠나거나 그런 것을 모른다.

단지 당분간은 떨어져 있으며,

분명치 않은 흐릿한 추억만 더듬어

오늘은 그 자리엔 없을 뿐이다.

 

나는 호적에 남자의 이름밑에

배우자로 기록되고 싶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법은 간단하게 적출하여 내버리는 것은 잘한다.

삭제처럼 나를 지우는 것이 그들의 몫인데

굳이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오히려 귀찮은 일 하나 추가하는 것이다.

 

나에게 딸이 있다.

그 딸은 나에게 말한다.

결코 나쁜 여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작업공책 )        늦은 기을풍경이 가을처럼 불고 있습니다.

                    고목나무를 휘감아 줄기 뻗어 올라간 맨끝 꽃.

                     능소화가 드디어 비를 맞고 있습니다.

                     가을강에 능소화가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보신 적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