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1) 그에 대한 기억
heestory 2004/07/07 01:23   http://blog.azoomma.com/hyunseo99/142295

걸음이 유난히 느린 키가 작은 나.

성큼 성큼 걷던 그 사람 뒤를 종종 걸음치며 따라가다

걸음 멈추고  힘들다 투정 부리면

그 큰 키에 그 긴다리로 내 보조 맞추느라 천천히 걸어주었던 사람.

술 취한 아저씨 스치듯 지나가면 팔 끌어 당겨 안아 주던 사람.

만원 극장에 앉을 자리 없을때 먹던 새우깡 봉지 펼쳐 깔아주고 손수건 얹어 주며

불편하지만 앉아 보라고 한 사람.

돈이 없어 분식을 먹으면서 맛난 반찬 집어 내 밥그릇 위에 얹어 주던 사람.

내가 선물한 그림 웃으며 받아주던 사람.

내게 탁구를 가르쳐 주고 수영을 가르쳐 주던 사람.

나와 같은 화제를 가지려고 디자인 교양과목을 듣던 사람.

내가 노래를 불러 주면 흥얼거리며 따라하던 사람.

글씨를 못써서 편지쓰는게 죽기보다 싫다면서

내 수많은 편지의 답으로  딱 한번 타이핑해서 편지를 써 보내준 사람.

나를 위해 서툴지만 기도한다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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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찾아온 우리집앞에서  내가 정신없이 뱉어낸 마음에도 없는 말에

상처받고 힘없이 돌아섰던 뒷모습을 내게 남겨 아직도 날 아프게 하는 사람.

내 병원입원 소식에 용기내어 한걸음 달려와 준 사람.

대기업에 1등으로 입사해서는 전화걸어 내 안부를 묻던 사람.

미국 출장 가서도,  동료들과 스키장에 가서도 내게 전화 걸어 또 안부만 묻던 사람.

왜 자꾸 전화 하냐는 내 쌀쌀맞은 목소리에

가진게 없던 때 만나 제대로 된 밥한끼 못사줬다면서 미안해 하던 사람.

그래서 맛난 저녁을 함께 하고 싶다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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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재회 97년 가을...

둘다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그날...

우린....

결국  맛난 식사를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아픔들만 주고선....

만나면 꼭 미안했다고 날 용서하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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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 내리고 난후 개인 하늘 구름 사이로 그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