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애마와의 이별
heestory 2004/06/28 01:28   http://blog.azoomma.com/hyunseo99/139910

오늘 친정에 다녀왔다.

이모들과 삼촌들 저녁 초대에 우리도 함께...

친정 근처에 뽕나무와 복분자가 있다해서 차로 이동해 나가시더니

뽕열매(오디)와 잣 송이, 뽕잎, 복분자를 가져 오셨다.

그 열매들로 신기해 하고 있는데 아버지...마당 한켠에서 세차를 하신다.

 

아버지의 발이 되어주던 차.

은색 프린스 6400번

분명 오래 타신 차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사랑으로 인해 반짝 거리고 있었다.

처음 중고로 이차를 구입하신게 97년이였으니....참으로 오래도 타셨다.

지금도 아버지 차를 타려면 흙뭍은 신발이 미안할 정도로 깨끗하다.

얼른 나서서 아버지 세차를 도와 드리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차와 함께 한 기억이 참으로 많았다.

현서를 처음 집으로 데리고 올때도 이차를 탔었고,

돌지난 현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할아버지 차 귀신 같이 알아맞추었고

울다가도 할아버지가 드라이브 시켜주면 뚝!

현서 병원에 갈때도 내가 시장에 갈때도 늘 함께 했고...

우리 현서는 그 차를 타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여행도 많이 다녔었다.

그런 애마를 보내야 한다니 가슴이 뭐랄까...친구를 떠나보내는 거 마냥 섭섭하다해야 하나??

지켜보시던  친척들이 보낼 차를 뭐하러 열심히 닦냐고 한소리씩해도

아버지는 여전히 아무런 댓구 없이 평소 하시던대로 땀흘리시면서 차만 닦으신다.

내마음도 이렇게 서운한데...아빠는 더하시겠지....

내일이면 아빠의 새로운 애마(뉴ef  소나타)가 등장한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새애마가 아버지에게 오랜 시간이 걸려 오긴 했지만

새로운 애마가 우리 아버지의 충실한 발이 되어주길 바란다.

 

아버지는 현서에게 먼저 약속을 하신다.

"할아버지 차 새로 나오면 우리 현서 데리고 드라이브 갈께"

현서는 말한다

"어? 내가 할아버지 BMW 사준다고 했는데요??....."

 

차는 여전히 빛나고 있다. 바로 뽑은 새차 마냥.....

 

아빠(사실 난 아직도 아빠라고 부른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많이 양보하셨었는데....

이젠 저도 마음이 좋네요.

늘 안전 운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