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컸다.....
sam 자람일기 2004/06/11 23:28   http://blog.azoomma.com/hyunseo99/136338

현서는 낯을 심하게 가리거나 하진 않지만 조금 소심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목소리가 큰 사람을 만난다거나 짙은 화장을 한 사람을 보거나 하면 무척 움추려 든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그래서 아일 데리고 카페나 식당 같은 곳엘 가면 일부러 점원에게 필요한 것을 말하게 유도하곤 했었다.

 (지금은 키가 안닿으면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아일 키우면서 사회성이 가장 염려되고 있다.

영어발음을 잘하고 똑똑한 것보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도 왕따가 있다고 한다.

예전 살던 집에선 좁은 주택가라 아일 마땅히 내 놓지 못했다.

그저 우리집 마당 한켠에서 제 자동차며 자전거를 다 끌어 내어 놓고 놀게하고 여름엔 돗자리 펴고 다라이(..ㅋㅋ) 놓고 낚시하고...

일부러 동기 친구들과의 모임에 다니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만나는게 아니라 한계가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때문에 이사를 서둘렀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이사와 석달. 동네 꼬마들이 참 많다.

단지는  작지만 주차장이 지하 2층까지 있어 지상에 아이들이 놀 공간이 충분하다.

처음엔 꼭 엄마가 있어야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서 책보고 게임하는걸 좋아하던 현서.

몇번을 데리고 나가도 번번히 집으로 쪼로록....

그런데 얼마전 동네 아이들이 온몸을 적셔가며 물총놀이를 하는 걸 본 현서가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 들어와 장난감 박스를 뒤져댄다.

작년에 사준 커다란 물총을 꺼내 들고 흐믓한 표정을 한다. 욕실에 들어가 물을 담더니 밖으로 나가 소식이 없다.

궁금해 밖에 나가보니.... 형들 몇명과 온몸이 젖어가며 잘도 논다.

그 다음 날은 축구.... 어제는 유희왕 카드... 오늘은 탑블레이드 팽이....

중간에 들어와 닭죽 두그릇 먹고 또 나간다.

저녁 먹으러 들어 오라 하면 엄마는 들어 가시란다...허걱

얼굴엔 먼지와 땀이 뒤범벅 되어 있지만 아이는 신나기만 하다.

덕분에 아인 밥을 잘먹고 나는 짬짬히 집안일과 쇼핑몰 일을 할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서가 참 많이 컸구나....

선배들이 그리 말했던게 기억난다. "유치원만 가봐라 엄마는 뒷전이다...."

그래도 감사하다.

하루에 많은 빨래감을 내 놓아도 얼굴이 시커매져서 들어와도.....

혼자 노는 것에 내심 걱정하고 있는 엄마를 이렇게 안심시켜 준다.

그리 좋아하는 한자공부도 안하고..... 잘 놀려면 튼튼해야 한다고 영양제 두알 먹고 나가는 여섯살 꼬맹이 때문에 배꼽을 잡는다.

아이 손에 팽이를 쥐어 주며 엄마가 한소리 한다.

"현서야 헝아들 한테 나도 팽이 할줄 아니까 끼워 달라고 해" 그리곤 뒤도 안보고 사라졌다......^^ 현서에게 가르친다.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친구가 많은 사람이 부자인거라고...

오늘도 현서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