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상하기 시작한 머리결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샴푸와 린스, 트리트 먼트, 에센스 등등을 써 보아도 늘 부석거렸습니다.
유난히 검은 머리, 반곱슬기, 많은 머리 숱....
그래서 얼마전 부터 큰 마음 먹고 일절 염색, 퍼머도 하지 않고 손질만 했었습니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큰맘먹고 기분 전환도 할겸 시내에 나갔습니다.
전 **텔레콤 고객입니다.
단골 미용실이 있는 산본이나 안양까지 나가기 뭐해 그냥 수원에서 하기로 하곤
기왕이면 큰데가 낫지 싶어 박** 스투디오로 들어 갔습니다.
오늘은 평소(25%)와는 달리 50% 혜택을 받을수 있다는 커다란 현수막을 확인하곤 말이죠.
문자로 인증번호를 받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디자이너 내게 머리결도 많이 상하고 했으니 크리닉을 하라고...
염색보단 매니큐어를 하시라고....
스트레이트 보단 세팅을 하라고....
원래 미용실 가서 이런 스타일 저런 스타일 해달라고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끄덕였습니다.
그리곤 비싸 봐야 50%데 뭐 그런 마음이 들었죠.
넓은 미용실 의자를 여러번 옮겨 다닌후 머리를 다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섰죠.
10만원까지는 50% 혜택, 10만원 이상 금액 부터는 25% 혜택...
그런데 정가는 17만원...할인해서 11만원이라네요.
순간 저희 친정 엄마 얼굴 부터 떠오르는건 왠지...ㅠ.ㅠ
산본에서 단골로 다닌 미용실은 꽤 큰데도 이것저것 해도 저렴하게 다녔었는데...
카드로 긁고 나오면서 어찌나 손이 떨리던지...
정상가 퍼머 8만원, 크리닉 3만원, 메니큐어 6만원.
지금 무지 반성중입니다.
문을 나서면서 두가지 생각 들었습니다.
'친정엄마에겐 말하지 말아야지...나 맞아 죽을끼다'
'에이 지난 말일 내생일날 아무것도 안했으니 선물이라 치자'
그래도 속이 자꾸만 쓰립니다.
앞으론 아무리 50%해준다 해도 안갈랍니다.
당분간은 미용실 근처도 안갈랍니다....
평소 하던 대로 했더라면 머리 하고 울 삼열이 맛난 걸 사줘도 한참을 사줬을겁니다.
더 기막힌건 그 다음입니다.
그리고 나와선 백화점에 들러 삼열이 꼬마 김밥과 뭐 그런거 사가지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슬 기다렸죠.
택시를 타도 기본 정도 나오는 거리거든요.
택시가 없어 버스를 탔는데 이아저씨 세월아 네월아 가시네요.
어린이집 버스가 집앞에서 2시 30분쯤 내리는데 마음이 서서히 조마 조마 해지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버스 정류장 못미쳐 제 핸폰에 낯선 번호가 찍혔습니다.
"거기 ***동 ***호 아주머니 맞으시죠?"
"네 그런데요?"
"아이가 여기서 울고 있어요. 문이 잠겼다고...."
"네 지금 아파트 앞이에요. 곧 갈께요"
육중한 몸을 들어 어찌나 뛰었던지...
하필 오늘.....어린이집 버스가 평소보다 빨리온 겁니다.
바로 아파트 현관에서 내려주고 그냥 간거구요.
집에와 벨을 누르니 엄마가 없어 아인 엉엉 울었고(번호키라 누르지도 못했겠죠) 결국엔 관리실까지....
그래도 울 삼열이 당황하지 않고 동호수와 이 엄마 핸폰 번호 알려 주었다네요.
아일 보고 꼭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몇번을 말했어요.
주위에 아줌마들 웃으시는데....무안하기도 하고...
아인 현관에서 저에게 그러네요.
혼자 번호를 눌렀는데 자꾸 에러가 났다고...(번호키라 아이에게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8자리나 되거든요)
들어와선 다시 아일 안아주고 부랴 부랴 사온 간식거리들을 먹였어요.
오늘은 이래저래 돈쓰고 애 놀래키고...
저녁에 저희 친정 부모님 오시면 전 아마....
무쟈게 혼날게 뻔합니다.
울 삼열이 할아버지한테는 비밀로 해준다고 하긴 했는데 두고 봐야 줘.
흑흑...
프리지아 지금부터 손들고 벌섭니다....ㅠ.ㅠ
" 어 ? 우리딸 머리 윤기 나는게 이쁘네~ 얼마주고 했는데??"
"어..어 그래?....어...얼마안줬어...50%나 했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