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일하기
heestory 2003/12/02 00:42   http://blog.azoomma.com/hyunseo99/107845

지난주 주어진 작업.

내일까지 마무리져야 한다.

 

작년하고 올해 초 인터넷 소호몰을 운영할때 역시 아일 재우고 새벽시장엘 다니고

새벽 4시쯤 들어와 사진 작업을 하고 옷 사이즐 일일히 기재해 작업을 해두고

아이 유치원 준비를 해주고 보낸후 또 다시 엉크러진 옷가지 속에서....

2시 반에 아일 받고 나면

간식 챙겨 주고 놀아주고 그 사이 틈틈히 손님 전화 받고 게시판 확인 답글 달고....

이런 식의 일들이 끊이 없이 반복되다 보니 장사가 잘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무척이나 힘에 부쳤었다.

그나마 친정 어머니 주말이나 작업이 많은 날 슬그머니 울 현서 델꾸 집으로 가주시고

놀아주셔서 가능했지만 이젠 그런 호사도 없다.

남편은 내 일에 있어선 그닥 도움이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지난번 인형 패키지 건을 할때도

하필 그때 감기가 심하게 걸려 일주일을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로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가는 일은...음....한마디로 끔직했다.

찬바람 부는데 아이를 데리고 출력소로 백화점(포장 코너)으로 다니면서

정말이지 미안한 마음이 어찌나 들던지.....

나중에 급기야 친정 아버지 차 끌고 오셔서 서울까지 동행해 주셔서 클라이언트 만나고

시안도 마무리 할수 있었다.

 

요 며칠 나는 거의 새벽 3~5시 사이 잠이 들었었다.

한번 일에 몰두하면 화장실도 안가고 집중하는 스타일이건만

아이와 있다 보면 정말이지 택도 없다.

더군다나 요즘 한자나 단어 뜻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현서는

눈에 들어 오는 글자는 무조건 물어 온다.

컴 두대가 나란히 있는 작업방에 아일 앉혀 두고 좋아하는 아동 사이트를 틀어줘도

뭐 워낙에 물어 오는게 많으니 집중 할만 하면 흔들어 댄다.

"엄마 낙석이 뭐에요. 돌이 떨어진다는거죠?

예방은 뭐에요? 감기 같은 거 안걸리게 하는거에요?

엄마 응모가 뭐에요?

엄마 왕자병은 뭐에요?........"

이런식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에게 화도 내게 되고 짜증도 부린다.

늘 일을 시작할때면 아이에게 화 내지 말자고 하지만 현실에선 안된다.

그럴 때면 마우스 내려 놓고 그냥 놀아준다....후.....

엊그젠 10시가 되도 안자길래 조급한 마음에 같이 침대에 누웠었다.

그런데도 계속 쫑알 거려 결국엔 화를 냈다.

그리곤 미안한 마음 바로 들어 머리 맞대고 누운채로 물었다

"엄마 어디가 이뻐?"

"응 눈도 이쁘구요, 코도 이쁘구요, 입도 이뻐요"

"그래 그럼 어디가 젤 미운거 같니?"

"네...눈도 밉구요, 코도 밉구요, 입도 미워요"

"그런게 어딨어, 아깐 다 이쁘다며?"

"그건요....엄마가 소리지르고 현서한테 화내면 이쁜게 다 미워져요"

 

순간 아차 싶었다.

 

그리곤 잠든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깊이 반성하고 아이에게 사과 했다.

'미안하다. 현서야.......'

 

오늘은 집안에만 틀어박혀 일을 하다보니 어꺠도 결리고 속도 답답해서

5시쯤 목욕탕엘 갔다.

사실 일도 산더미인데 마음 편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놀아주려는

에미의 마음에서다.

이젠 다 컸는지 제 혼자서도 냉탕이며 그 뜨거운 히노끼 탕에도 잘도 들어가 논다.

그렇게 2시간쯤 묵은때를 벗겨내곤 서로 뽀송뽀송해서 좋다며 나와

가마솥밥 한그릇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현서가 좋아하는 핫초코 한잔 나누어 마시고 집으로 걸어 오는 길.

하늘에 별도 없이 홀로 떠있는 달을 보면서

잘라 놓은 사과 모양이라며 달을 먹어 버릴꺼라고....

포트리스 주제가도 부르다가

솜사탕 노래도 부르다가

막히면 허밍으로 처리해가면서......

그렇게 들어오니 10시.

잠들어 주면 좋으련만 대장금 오나라 오나라를 따라 부르다가 11시가 다되어 잠이 들었다.

그것도 함께 잠자리에 들어서....

잠든 걸 확인하고 일어나 널려져 있는 장난감들 쓱쓱 대충 몰아 놓고

빨래감들 색깔 별로 담아 세탁기에 넣는다.

그리곤 컴 앞에 앉았는데

나도 장사가 아닌지라 몸이 고단하다.

목욕까지 하고 와서 그런지 눕고만 싶다.

글을 쓰는 지금도 눈이 아프고(눈 무지 나쁘다) 어깨 결림이 심하다(의사가 이런 환자 첨본다고...ㅠ.ㅠ)

끝내야 하는데...자꾸만 눕고 싶다.

오늘도 5시쯤 잠들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힘내서 일하자.

내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늘이군.

오늘 10시 미팅.

그래도 힘내면서 홧팅하자.

아 근데 누가 말했던가?

프리랜서가 좋다고......ㅋㅋㅋ

이 밤 세탁기는 잘도 돈다.............

 

윤도현-사랑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