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의 기도(20030906)
heestory 2003/10/04 13:21   http://blog.azoomma.com/hyunseo99/100533
현서의 기도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는 날. 더군다나 명동성당까지 가야 하니....
아침부터 부산하다.
무얼 입고 갈까?? 올간만의 결혼식 참석이라 부담스럽다.
몸이 불어난 이후론...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고 난 이후론 편한 옷만 입어서인지
마땅한게 없다.
아침부터 이옷 저옷 꺼내 침대위에 펼쳐 놓곤 나름대로 코디해 보려 했으나....후~
간단하게 원피슬 입을까 하고 끼워 입고 거울 앞에서 보니 허걱~ 역쉬나 부담스럽다.
아무튼 간신히 맞춰 입긴했지만 내내 속이 상했다.
엄마의 놀림이 충격을 더한다.
"니 바지 내 함 입어 볼까?? 너 충격 받을까 안입는다"
이말로도 이미 세게 맞은 셈이다.
(참고로 친정엄마는 최근들어 5~6kg이 빠지셨다.)

4시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니 9시가 다되어 간다.
하루종일 구두에 빡빡한 옷들 탓인지 더욱 피곤하다.
씻고 둘이 일찍 침대에 누웠는데
이 녀석 갑자기 내 배를 두들긴다.
"통통" 뭐 이렇게 밖에 표현 할수 없는 소리가 내배에서 울려 퍼졌다...ㅠ.ㅠ

무안한 난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현서야 엄마 살빼야 하는데 큰일 났다"

현서가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하나님한테 기도하면 되지뭐"

그러더니 잠시 침묵....
"하나님 우리 엄마가 뚱뚱해서 속상하대요.
우리 엄마 날씬하게 만들어 주세요.
아프지 않고 날씬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엄마 이제 날씬해 질꺼에요.
천사가 와서 꼭 도와 줄꺼에요"

그렇게 한참을 서로 누워 있었다.
어느새 현서는 잠이 들고
현서의 작고 따뜻한 손이 내손안에 있다.

"사랑하는 현서야 고마워.
언제든 힘들때나 기쁠때나
친구같은 예수님께 쫑알거리며 말할 수 있는 현서가 되길 바래"

오늘도 난 현서에게 배운다.
그리고 기필코 날씬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눈물을 머금고 다짐한다.
"장롱의 옷들아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