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사월의 라일락

아내: 여보, 있잖아, 만약에 당신이 내 살맛이 끔직하게 싫었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남편: 뭘 우찌 돼? 내가 다~~~참고 델꼬 사는 거쥐.

아내: 당신 살맛이 끔찍하게 싫었다면 나는 우찌 살았을꼬?

남편: 마 그만해라! 잠이나 더 자라 자!

나는 가끔 부부란 얼마나 불완전하고 모험적인 관계인가를 생각한다.
첫날밤에 우리둘이 뭔가가 맞지 않았다면 어쨌을까?
살아보니 그가 나쁜 손버릇이 있었다면 어쨌을까?
그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너무너무 달라 도대체 맞출 수가 없었다면 어쨌을까?
나는 10년 넘게 그와 살아오면서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이 관계를 파토 내버리고 싶을 만큼 그렇게 심하게
나랑 맞지 않는 남자가 아닌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구~~~아이구~~~감사합니다~~~란 마음이 절로 생길 때가 많다.
그리고 한편으론 내가 어떻게 그런 모험을 감행했을까 하여 진땀이 다난다.

우리나라 이혼율을 들을 때 마다 나는 못믿겠다.
미국에 이어 2위라는 소리도 못믿겠다.
진짜 정확한 통계인가를 따져묻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이다.
내 주위를 아무리 돌아봐도
설령 이혼한 사람이 있긴해도
신문에서 내놓는 수치에는 한참이 미달이건만.....

부부, 얼마나 모험을 안고 시작한 관계인가?
그 모험이 당장에 재미없다고 때려치워서는 안된다.
모험은 언제나 편편대로이기가 힘들다.
말 그대로 모험이다.
울퉁불퉁 자갈밭길이기도 하다가
험한 산길이기도 하다가

깊은 강을 건너야 하기도 하다가......

그 모험이 너무 귀찮고 힘들어서 포기해버리는 것이

'이혼'이라고 한다면

아, 우리나라는 얼마나 나약한 나라인가?

미국이 겉으로는 경제부국이라 힘깨나 쓰지만

들여다 보면 얼마나 난장판이던가?

무차별 총기난사로 시도때도 없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어찌보면 공포스런 나라이다.

정상가정이 무너지면서 생긴 수많은 찬가슴의 아이들이

미국 이라는 나라를 조만간 얼음왕국으로 만들지도 모를일이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미국 좋아서 미국 간다고 난리를 칠지라도
이혼율 그건 미국에 이어 2위 안해도 좋을 것 같다.

따끈한 국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마저 따뜻해서 정이 넘쳤다.

그것은 찌찌고 볶아도 소중한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굳건했기에 그럴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너무 쉬운 길로 가려한다.

모험을 거부한다.

결혼,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었다.

나이가 꽉차서 밀려서 결혼했다.

그러나 나는 결혼을 못했으면 못했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서로 생각이 통하는가 였다.

내가 건전한 인간이라면 그도 건전한 인간이었기에 서로 말이 통할것이고

내가 불량한 인간이라면 그도 불량하기에 서로 생각이 통했을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 생각은 마춤 맞아서 결혼을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부부 티격태격 싸울 일은 많았어도

기본적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지금껏 만족하며 살아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예측한다.

나는 행복하기 위해 한 결혼은 아니었지만

지금 행복하다.

중간점검을 해보자면 내 모험은 성공이었던 셈이다.

사랑 보다는 그 사람을 믿어보자는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한 모험!

어떤 일이 있어도 내 모험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고 그와 함께 하고 싶다.

설령 힘든 모험이 펼쳐질 지라도 포기하지 않아서

우리나라 이혼율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