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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어 날씨가 선선해지면 인체에도 많은 변화가 온다. 그 중에도 쌀쌀한 바람을 바로 맞게 되는 피부는 계절 변화의 신호등이다. 이 계절 고개를 드는 가장 흔한 피부질환은 건조성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에 건조한 인설(피부 비듬)과 홍반(빨간 반점)이 나타나 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 건선이 있는 환자는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더욱 악 화된다. 당뇨병, 신부전과 같은 전신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가을이 되면 피 부가 더욱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악화될 수 있다.
노인의 약 20%가 피부 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특별한 피부병변이나 전신성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가려움증을 노인성 소 양증이라고 하며 가을철 건조한 공기로 악화돼 겨울로 갈수록 심해진다.
최근 들어 피부건조증으로 인해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는 생활습관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 람이 늘면서 거의 매일 샤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잦은 목욕은 피부 를 더욱 건조하게 한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에 있는 기름기와 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팔ㆍ다리 바깥쪽이나 허리띠, 양말 목 부분이 특 히 심하다. 등을 비롯해 전신 중 많은 부분이 건조하고 가려워서 잠을 설치기 도 한다.
얼굴 피부가 건조하면 바로 피부 노화가 진행돼 잔주름이 늘어난다. 또한 피부 각질이 일어나서 푸석거리고 탄력이 떨어져 보이며 칙칙해진다. 얼굴 피부가 건조한 증상은 피부 민감증으로 이어져 피부가 땅기고 화장품에 의한 자극성 피부염도 잘 생긴다.
피부가 가렵다고 해서 긁기 시작하면 오히려 점점 더 가려위지고 원래 없던 피 부병도 생긴다. 긁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가려운 부위에 집중적으로 보습제 를 바른다든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가려움증이 생겨서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암 같은 숨어 있는 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피부과에서는 치료제로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나 로션이 주로 사용 되며 증상에 따라서는 내복약도 투여하고 있다.
연고나 로션을 바르기 전에 꼭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개 의 피부약은 덧발라도 지장이 없다. 피부건조증은 피부를 자주 씻는 것 자체가 좋지 않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목욕이나 잦은 목욕을 피하고 목욕 후에는 피 부의 습기를 유지해줄 수 있는 보습제 로션을 전신에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 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하루 6~7잔의 물을 마시고 수분 이나 유분 크림을 충분히 발라서 잔주름을 막아야 한다.
스킨 미스트처럼 뿌려주는 형태도 사용하기 편하다. 세안할 때는 크림타입의 클렌저나 액상세안제 등 부드럽고 순한 세안제를 사용해야 한다. 강한 비누, 때를 미는 타월, 뜨거운 물을 사용해 목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실내습도는 가습기를 틀어서 5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두피도 건조해지면 비듬이 일고 모발이 갈라지므로 모발영양제를 챙겨 바르는 것이 좋다. 커피나 술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기후와 건조한 피부는 아토피 피부염의 적이기도 하다. 나이와 증상별 로 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효과가 높다고 해서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유아 아토피 피부염은 대개 얼굴 에 나타나는데 전문의와 상담없이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임의로 쓰다보면 각종 후유증을 초래하는 예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서대헌 서울대병원 교수,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