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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밝히는 미국방문 전두환의 수모

전두환 같은 대통령을 가져야만 했던 한국 국민들의 수치

2005년 03월 06일 pokro.com

과거사 정리가 한창이다. 정부기관들이 앞장서서 의혹에 싸여 있던 과거사건들을 파헤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박정희 집권시대의 과거사에 집중되어 있는 인상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을 가리켜 철권 강압정치시대라고 보는 정치 분석가들이 있다. 입이 있어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공포의 정치를 폈다는 점에서 그같은 주장을 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미주의 교포들은 그의 집권이 잘못되었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2.12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 얼마나 숨막혔는가는 그 시대를 살아본 한국인이면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은 쿠데타에 성공한 장군출신 대통령이 미국에 갔을 때 어떤 수모를 당했는가의 일단을 볼 수 있는 글이다.

전 전대통령의 영광과 비극은 광주사건(80.5.18)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 지켜 본 광주사건이 갖는 의미는 엄청났다.

뉴욕 타임스는 80년 5월22일자 사설 "군화에 짓밟힌 한국"에서 "박정희 장군의 긴급조치 9호는 전두환 장군의 포고 10호로 바뀌어 졌다."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다시 범죄가 되고 민주주의는 구속되기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트리뷴지는 그해 5월24일자 사설 "한국의 병영정치"에서 "합리적인 변혁은 세계 제 5위의 군대병력의 배경과 정치에 대한 것이라곤 연병장 안에서 배운 정치질서의 개념밖에 모르는 한국 장성들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있어 민주주의란 버릇없는 학생들이나 악질 선동가 또는 권모술수가들이 벌이는 소란스럽고 수습하기 어려운 말썽에 불과 하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은 당연히 공산주의 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남한의 군사독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미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낭비 해야하는가를 심각히 고려해야한다"고 역설했다.

1차 반미 정상회담

미국 언론들이 본 광주사건은 가장 비민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생각은 미국인들 뿐만이 아니고, 미국에 이민해서 살고 있는 교포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전대통령은 재임시 두 번에 걸쳐 미국을 방문,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그의 방미는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대통령으로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가를 극명하게 알려주는 역사적 사건이랄 수 있다.

미국의 여론이 군사정부를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건대통령은 취임후 처음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81년 2월2일 한미양국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때 뉴욕의 한인타운에는 격문이 나붙었다.

"재미동포여,우리 다 함께 전두환 규탄에 나섭시다"는 제하의 격문은 "광주시민을 학살한 살인범 전두환이 양의 너울을 쓰고 제 발로 미국에 옵니다"면서 "독재정권에 대한 미국의 허락을 받으려는 구걸 행각차 백악관에 경배를 드리러 옵니다. 그를 조용히 돌려보낸다면 이는 재미 60만 동포의 일대 수치입니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전두환은 81년1월 28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총영사관 등에서 동원한 인파가 환영 피켓을 들고 공항에 나왔다. 그러나 민주인사들은 "광주 영령이 통곡한다" "살인마 초청이 휀말이냐"라는 강렬한 문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불행하게도 서로 엇갈린 환영의사를 표시하던 교포들은 피흘리는 편싸움을 벌였다. 이 장면은 텔레비젼을 타고 미 전역에 방영되었다. 현장에 참여한 교포들은 모국에서 온 대통령을 그렇게 환영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가슴아팠다고 증언한다.

전두환은 1월 30일 뉴욕 케네디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가 뉴욕에 도착하기 전날 뉴욕 총영사관 인근의 벽에는 "찢어 죽이자 전두환"이라는 구호가 나붙어 뉴욕 경찰을 긴장에 빠뜨렸다. 전두환 일행이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는 환영과 비난이 어우러진 시위가 있었다. 반대시위가 워낙 강해서인지 제대로 환영도 받지 못하고 공항을 빠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케네디 공항에서 맨해튼 시내로 들어오는 벤위크 익스프레이 웨이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지나 갈 때 방미단 일행은 경악하고 말았다. 환영위원회측이 수천 달러를 들여 설치한 "전대통령 방미환영" 플래카드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전두환 찢어 죽여라" ""전두환,광주의 영혼아 너를 부른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현수막은 민주화 운동을 해오던 심재선, 민승연 등이 제작해서 바꿔치기했다.. 민승연은 "국내에서는 그 어떤 반대나 바른 소리가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 행한 그 때의 행동은 지금도 옳았다고 본다"고 증언한다.

1월 31일 오전 10시.전 전대통령은 유엔 본부에서 발트하임 사무총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때 유엔 본부 앞에서는 교포 1백여명이 모여 "미국은 전두환 독재를 지원하지 말라" "전두환은 살인마"라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있었다. 이 시위대에는 문동환 전의원도 끼여 있었다.

전전대통령 일행은 월돌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묵고 있었다.,이 호텔 앞에서는 "전두환 장례식"이라는 진귀한 시위가 벌어졌다. "갔네. 갔네.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상여매김 소리가 요란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향한 시위대들의 목소리는 어찌 보면 가슴아픈 것이기도 했다. 민선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었다면 그런 일이 절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리라.

전두환이 뉴욕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떠날 때 그는 또다시 "전두환 죽어서 지옥으로 가라"는 프래카드와 마주쳐야만 했다. 이 구호와 마주친 그 자신에게도 비극이었지만, 그런 프래카들를 붙일 수밖에 없던 이들도 슬픈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2월1일 저녁. 워싱턴 쉐라톤 아메리카나 호텔에서 미국의 정계인사,교포 유지를 초청한 환영 리셉션이 있었다.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전 교포 김응혁이 전두환을 향해 "살인마"라고 외쳤다.경호 경찰이 우루루 달려와 김응혁을 덮쳤다. 경찰에 끌려간 그는 소란죄 명목으로 10달러를 내고 풀려났다. 그를 조사한 경찰은 "나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오히려 위로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2월2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 시간에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전두환을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물론 한편에서는 환영하는 시위도 열렸다. 양국정상회담이 끝난후 양국의 우호와 안보에 이상이 없다는 내용의 발표가 있었다. 회담을 마치고 전전대통령은 숙소로 돌아왔다. 시위가 격렬해 그는 호텔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들어갔다. 짐들이나 실어나르는 그런 문으로 출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전두환의 미국 방문은 이 처럼 초라한 면도 있었다. 당시 한국의 언론은 전전대통령의 방미시 일어났던 이런 일들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반대 시위 장면은 거의 보여 주지 않거나 기사화 하지 않고, 환영하는 장면의 보도에만 치우쳤다.

전전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국가가 얻은 이익도 컸으리라고 본다. 이 부분의 공훈을 깎아 내릴 의사는 추호도 없다. 그러나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전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일어났던, 감춰진 사건들의 이면을 이제라도 밝히는 것은 알권리를 가진 이들을 위해 마땅히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덧붙여 기록하면,전두환의 1차 방미는 하와이 대학의 기념식수 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2월 5일.전전대통령은 이 대학의 동서문화센터를 방문, 기념식수를 했다. 며칠 후 이 나무의 밑둥이 짤려 나갔다. 이 사건을 기화로 이 대학의 학보에서는 논쟁이 붙었다. 나무를 자른 것을 비판한 학생은 "나무에 무슨 죄가 있느냐? 독재자는 미우나 그 화풀이를 애꿎은 나무에게 한다는 것은 일종의 살상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를 반박하는 학생은 "피가 얼룩진 손으로 심은 나무를 신성한 대학의 교정에 남겨 둘 수 없다"고 맞섰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순방시 일어난 일들을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전대통령의 1차 방미는 그러하지 못했다. 전전대통령의 방미를 비판했던 교포들은 자유로운 미국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전대통령을 그렇게 비판했을 것이다.

2차 방미 정상회담

전전대통령의 2차 미국 방문은 1985년4월 24일부터 29일까지 이뤄졌다.대통령에 취임한지 4년만에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미주 사회에서는 또 다시 관심이 모아졌다.

첫 관심은 미국 정부의 영접 의전 건이었다. 외국 손님을 영접하는 백악관의 의전관례는 국빈방 문(state visit0,공식방문(official visit),업무협의를 위한 공식방문,(official working visit),사적인 방문(private visit) 등 4 등급으로 구분돼 있다.

그런데 이 때 전전대통령의 방미는 사적인 방문보다 한 등급이 높은 업무협의를 위한 방문에 불과 했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집권하고 있었던 전전대통령은 미국정부로부터 3등급 수준의 대통령 대우를 받았던 셈이다.

전전대통령의 2차방미는 복잡한 의전 절차가 생략된 영접 수준이었기 때문에 미국 정부로부터의 환영행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4월 25일. 전전대통령은 대한항공편으로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렸다. 이어 헬기를 타고 머뉴먼트 기념탑 앞에 내렸다.

그의 영접은 국무장관인 슐츠부부가 담당했다. 전전 대통령이 헬기에서 내리자 환영나온 3백여명의 교포들이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었다. 길 맞은 편에는 30여명의 민주인사들이 "전두환 찢어 죽여라"등의 글씨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전전대통령이 탄 차가 민주 시위대 앞을 지나는 순간, 그들은 달려오는 차 앞으로 뛰어 들었다.이들은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로 "광주"라고 쓰여진 런닝 셔츠를 입고 있었다.

시위대들이 차를 향해 뛰어 드는 순간 20여명의 경찰 기마대들이 그들을 모두 체포했다. 차 앞으로 뛰어 갔던 조창구, 박백선이 경찰과 충돌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도로교통방해로 소액의 벌금을 물고 풀려나왔다.

전전대통령의 2차 방미 때도 1차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가는 곳마다 교포 시위대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같은 교포들의 시위는 대체로 교포사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전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는 것을 용인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더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의 매스컴들은 전전 대통령이 집권을 위해 광주에서 6백여명의 동족을 학살했다는 것을 수시로 방영해왔기 때문이었다. 작은 가게들을 운영하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손님들이 물건을 사러 왔다가 "너희 나라는 아주 미개한 나라"라는 비난을 많이 쏟아놓은 것도 한 이유라면 이유였다. 이런 사연으로 인해 교포들은 한국에서 군인이 아닌 민간 정치인이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강한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4월26일. 이날 레이건 미 대통령은 전대통령의 손을 잡아 주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50분 동안 한미정상회담이 백악관에서 열린 것. 백악관 정문 건너편의 데모광장으로 불리는 라파예트 광장에서는 꽹과리와 징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전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그 시간에 시위대들은 "광주를 기억하라"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백악관 앞에서 울리는 꽹과리 소리는 미국 관리들의 귀에 익은 소리이기도 했다. 전전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현장에는 으례껏 이 소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시간 50분 동안 내내 한국 고유의 악기들의 풍물소리가 진동했다. 어찌보면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자기 모국의 대통령이 손님으로 와 있는데 그를 찢어 죽여라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장면을 연상하면 전전대통령 그는 아주 불행한 군출신 대통령이었다.

전두환-레이건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비롯한 한국 안보를 위한 공동대처 결의,남북대화의 성공적인 추진 및 이에 따른 외교협력, 한국의 정치발전, 88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협력, 경제 기술교류 확대 등이 논의 됐다.

두 정상 간의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했던 논의 사안은 전전대통령의 단임약속이었다. 전전대통령은 방미 이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7년간의 임기가 끝나면 물러 나겠다는 발언을 했으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사실을 서로 확약했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회담 후 신문발표문을 통해 ""본인은 1988년 그의 임기가 만료될 때에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룩하겠다는 전대통령의 공약을 우리가 지지하고 있음을 재천명하였다"고 밝혔다.

이 회담은 한국정치발전의 스케줄에 대한 중대한 회담이었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언론의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었거나 정부의 보도 자제 협조요청이 있었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대통령을 수행취재하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미국에서는 들어 볼 수도 없었던 풀기사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풀기사제란 한 사람이 취재해서 쓴 기사를 모든 기자가 취재해서 쓴 것 처럼 각 신문사로 보내는 놀고 먹기식의 취재 방식이었다.

치열한 경쟁취재를 피하고 안일하게 취재하는 방식인데 언론통제를 하는 사회에서나 종종쓰이는 제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때의 한미정상회담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 15가에 위치한 매디슨 호텔 건너편에 설치된 전대통령 방미를 위한 임시 프레스 센터는 한산하기만 했다. 전대통령이 LA 도착 환영인파 수는 고작 4백여명 정도인데 서울에서 발행된 일간지는 2천여명으로 보도했다. 독자를 일부러 속인건지, 숫자 헤아리는 법을 몰라서인지......이해 못할 일들이 종종 벌어졌다.

4월25일 저녁 7시35분에 국무성 타머스 제퍼슨 홀에서 가진 부시 부통령 주최의 만찬에 전대통령이 참석했다. 부시 부통령은 만찬사에서 엄청난 얘기를 했다. 그는 "전대통령은 1988년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이는 바로 같은 해에 레이건 대통령이 지난 2세기에 걸쳐 조지 워싱턴 이후에 이룩된 민주적 전통에 따라 국민에 의해 선출된 후임자에게 미국의 대통령직을 인계하는 것과 바로 같은 형식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체육관에서 뽑는 대통령을 우방의 대통령으로 받아 들이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한-미 양국 정부는 85년 그 당시에 1987년의 6.29선언이 담고 있는 민주적인 선거형태와 방법까지도 양국의 이익을 전제로 확약했었다 .부시 부통령의 만찬사가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국내 언론에는 부시 부통령이 밝힌 민주화 스케줄에 대한 문제는 보도되지 않았다.

그후 우리나라에서는 6.29선언 이전까지 선거방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87년 6월의 시민혁명은 언로를 차단하고 만든 정치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결국 6.29선언을 발표한 노태우가 직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 준 군사정부를 탄생시켰다.

전대통령이 미국에 머물고 있을 때인 4월 26일자 뉴욕타임스지는 "서울에서 온 방문객"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언론 통제된 일간지들의 1면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사진이 거의 빠지는 일이 없고, 저녁 시간의 텔리비전들은 어김없이 그의 행적을 보도함으로써 뉴스를 시작한다. 이러한 철저한 노력에도 불구, 전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소원한 인물로 남아 있다. 그의 사적인 모습은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심지어 4개월 전 딸의 결혼 사실도 보도되지 않았다. 한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하나같이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낙착된다.

.....한국민의 대부분이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보는 것은 대머리에다 굳은 표정을 하고 흐리멍텅한 얼굴의 인물이다.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정치 분석가들은 전대통령의 최대업적이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전대통령의 두 번째 방미는 교포들의 비난시위도 시위이려니와 미국 언론들의 비난 기사도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임을 지적하고 있었다.

▲집필 메모=필자는 5-6공 시절에 5년간 뉴욕에 거주하며 언론사에서 일했다. 전전대통령이 방미 했을 시 워싱턴 현지에서 취재활동을 했다. 당시의 취재 수첩은 이제 빛이 바랬다. 낡은 취재 수첩에 적힌 내용들을 재정리했음을 밝힌다.

문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