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DEATH, 복상사
부인보다 다른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많이 생겨 … 정서적 부담으로 스트레스 받아 발생
지난 여름 70대의 한 일본 관광객이 어느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옆에는 먹다 남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몇 알 있었고 아마 발기가 잘 안돼 한꺼번에 두 알을 복용했는지 두 알이 비어 있었다고 한다. 정황으로 보아 타살은 아닌 것 같고 급성심장발작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였다고 한다. 일본에 있는 가족에 의하면, 이 사람은 평소에 심장질환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2004년 한국 남자의 평균수명이 77세 여자는 80세로 길어졌으나 중년기 이후에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권투구경을 하다 쓰러지는 사람, 목욕탕에서 냉탕에 들어가다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사람, 회의중에 뇌졸중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사람, 남과 말다툼하다 졸도하는 사람, 성관계를 하다 복상사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애정사(愛情死)는 행복할까?
성행위가 원인이 되어 성교중이나 성교 후에 갑자기 죽는 현상을 복상사라 한다. 미국에서는 황홀하고 달콤한 죽음이라고 하여 ‘sweet death’라고도 하고 중국에서는 색풍(色風)이라 한다. 성교 도중에 급사하는 것을 상마풍(上馬風), 성교 후 몇 시간 안에 사망하는 것을 하마풍(下馬風)이라한다. 라틴어로는 모르스 수프라 아브도미니스(mors supra abdominis)라 하는데 이는 배 위에서의 사망 즉 복상사라는 뜻이며 일본에서도 복상사(腹上死)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애정사(愛情死), 방사사(房事死), 쾌락사(快樂死), 극락사(極樂死), 복상사 등의 속어 들이 많이 있다.
사랑으로 인한 남자들의 사망은 자기 부인과의 행위 때 보다 다른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더 많이 생긴다고 한다. 예를 들면 애인 관계가 40%로 가장 많고 접대부, 내연이 처, 등의 순서이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다른 여자와 성관계할 때는 자기 부인보다 호기심과 신선미를 더 많이 느낄 수 있고 또 허세를 부리며 사랑 전에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힘에 부치는 무리한 성교를 할 수 있고 주위의 환경이 다르고 부정한 정사라는 정신적인 부담을 갖기 때문에 평시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고 볼 수 있다.
복상사의 장소로는 숙박업소가 51%로 가장 많고 애인 집, 야외, 자기 집 순이다. 복상사는 남자가 여자보다다 훨씬 많다. 실제는 성교 중 급사보다 성교 3~5시간이 지나 갑자기 발작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복상사 전체를 시간별로 보면 방사 중 38%, 방사 직후 11%, 3시간 후 5%, 4시간 후 11%이며 4시간이 지나면 일단 집안 망신을 당하지 않았다고 안심해도 된다. 남자 사망자의 평균 나이는 45세 전후이고 허세를 부리는 성격일수록 더하고 상대 여자가 젊고 예쁠수록 그 빈도는 높다.
병원에 찾아와서 발기가 안 된다고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해 달라는 사람들의 유형을 보면 내 몸은 내가 아니까 병원에서는 처방만 내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의 혈압을 재보면 본인은 전혀 못 느끼는데 실제로 엄청 높은 경우가 많고 심전도에서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발기부전치료제를 집에서 보다 밖에서 쓰려는 경우가 많고 밖에서 애인을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만약 사고가 나면 책임은 자기가 질테니 우선 처방을 내달라고 우겨대고 당국에 병원에서 환자가 약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무시했다고 고발하겠다는 등 어거지를 부리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은 첫머리의 예와 같이 복상사의 위험이 높다.
나이트로그리셀린 쓰는 사람에게 발기부전치료제 처방 금기
사고를 예방하려면 평소 혈압이 높거나 협심증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발기부전치료제는 쓰지 말아야 한다. 심근경색이 있는 환자에서 혈관확장제인 나이트로그리셀린을 쓰는 사람에게 발기부전치료제를 사용하면 부작용으로 회복 불가능한 혈압하강이 일어나 사망하므로 절대 금기이다.
심장이 나쁜 사람들은 성교시간을 짧게 하는 대신 전희를 많이 해 부인의 불만을 될 수록 줄이며 힘이 들지 않도록 여성 상위가 좋다. 목욕이나 식후에는 심장의 부담이 많으므로 30분이 지난 후가 좋으며 심한 운동을 한 후에도 휴식으로 피로를 푼 다음에 하는 것이 좋겠다. 성교 후의 휴식보다 성교 전의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이 좋을 때가 밤보다 아침시간이 좋으나 늦잠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전날 약속을 하고도 기회를 놓치는 수가 많을 것이다.
예전에 심장질환이 있었던 사람이나 뇌혈관 질환이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어지럽다든가 구토가 있으면 절대 안정을 취하고 필요하면 119구급대를 불러야 한다. 만약 심근경색증이 발작할 때는 4분 안에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시간을 놓치면 사망하는 수가 많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날씨라든가 공기가 밀폐돼 답답하다고 느끼는 방이라든지 낯선 주위환경 등에서도 주의를 요한다. 음주 후의 성교는 자제의 능력을 상실하고 심장의 부담을 주므로 사고유발 위험이 그만큼 높다.
부부의 성생활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가 난 남자들이 병원에 와서 변명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부의 부인들은 피곤하다, 몸이 불편하다, 기분이 안좋다 하며 남편을 거부하기 때문에 화가 난 남편들이 외박을 하거나 다른 데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바람난 남자들의 의식구조도 바꿔야 하겠고, 재치 있는 부인들은 남편을 위해 정떨어지도록 바가지를 많이 긁지 말고 남편의 불만이 무엇인가를 빨리 파악하고 퇴근 후 저절로 집으로 직행할 수 있도록 헝클어진 머리가 아닌 엷은 화장기가 있는 상냥한 얼굴로 남편을 맞이하는 것이 그이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길이 아닐까 한다
차영일
비뇨기과원장,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