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http://www.nonosshop.co.kr 창업했어요^^

마치 세상의 맛집을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는 미식가처럼 도심 속에 속속 오픈하는 시티 스파를 순례하는 것은 뷰티 에디터의 특권이자 즐거움이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한 바디샵의 웰빙 스파는 과연 대한민국 스파의 수준이 이렇게나 발전했나 싶어 반가움이 앞설 정도로 감탄스러운 곳이었다. 20여 명의 몸종을 두고 분단장을 하는 이집트 공주가 연상될 정도로 ‘럭셔리’하냐고? 아니, 그보다는 쇠고기맑은장국처럼 담백하면서 편안한 것이 특징. 게다가 인도와 태국을 적당히 버무린 듯한 이국적인 인테리어는 2시간 가까이 되는 도심 탈출을 더욱 스릴 넘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대중화’와 ‘고급스러움’의 위험한 줄타기에서 완벽한 모범 답안을 보였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기존의 스파보다 가격은 저렴(5만원에서 11만원 사이)해졌지만 분위기나 테라피스트의 수준, 인테리어에서는 여타의 스파를 압도할 정도. 바디샵이라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보디 마사지가 특화되어 있는 것도 우리나라 스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짚어준다.
페이셜에만 국한되어 있던 여자들의 관심이 웰빙 무드와 함께 보디에 대한 애정으로 점점 확대되는 요즘, 굳이 바디샵 웰빙 스파에서만 아니라 국내 어느 스파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보디 마사지 네 가지를 소개한다. 당신의 선택에 훌륭한 길잡이가 되길!

아로마 테라피
아로마 테라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보디 마사지다. 심지어는 대중 목욕탕에서도 5만원만 투자하면 아로마 오일로 뒤범벅이 된 채 때밀이 아주머니가 따라주는 서울우유로 세수를 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제대로 된 오리지널 아로마 테라피를 기대한다면 꼭 한 번 이곳을 들러보도록. 바디샵의 아로마 테라피는 이곳의 자랑인 스파에서 15분 정도 입욕을 즐기는 것으로 시작된다(목욕을 먼저 하는 이유는 몸을 따뜻하게 하면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고 모공이 확장되기 때문. 이렇게 되면 아로마 성분이 빨리 스며든다). 테라피스트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1인용 스파는 마치 터키의 하늘을 연상시키는 청명한 에메랄드빛 타일에 둘러싸인 옹달샘처럼 아담하다. 그리고 15분여가 지난 후 1인용 마사지룸에서 드디어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전신 마사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발끝부터 시작된 마사지는 천천히 둥글게 원을 그리며 심장 쪽으로 진행된다. 아로마 마사지의 가장 큰 장점은 코로 향기를 흡입할 수 있다는 점. 마사지룸 구석구석에 놓인 향초의 심지가 조심스럽게 흔들릴 때마다 코끝을 타고 올라온 아로마 향은 뇌 깊숙한 곳까지 찌르듯 파고들며 그동안 쌓였던 긴장감을 단번에 날려보낸다.
촉각과 후각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더욱 좋아지고, 피부 노폐물도 빠르게 배출된다는 것이 테라피스트의 설명이다. 고요한 호수 위에 서서히 안착하는 가을 철새들처럼 등과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테라피스트의 손길(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타이 마사지보다는 좀더 정적이다) 속에서 짧은 단잠에 빠질 수 있었다. 질 좋은 아로마 오일로 온몸을 마사지해주기 때문에 건조한 보디를 지닌 사람에게나 가을, 겨울에 적당하다.

타이 마사지
“딸깍” 드레스룸의 문이 닫히자 방금 건조한 듯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면 티셔츠와 한복바지를 연상시키는 통 넓은 바지 한 벌이 눈에 들어온다. 눈치챘겠지만 타이 마사지는 옷을 입은 채로 받는 유일한 마사지다. 당연히 아로마 오일을 비롯한 어떠한 마사지 크림도 생략된다. 아쉬운가? 그러나 한 번만이라도 온몸의 근육을 정확히 스트레칭해주고 혈액과 임파선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타이 마사지를 경험해봤다면 한 톨의 아쉬움도 남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마사지가 끝나는 그 순간부터 테라피스트의 변화무쌍한 손길이 간절히 그리워질 테니까. 그건 마치 운동에 중독된 사람들이 느끼는 참기 어려운 금단 현상과 비슷하다.
타이 마사지는 마사지 베드가 아닌 마룻바닥에 깔린 매트리스에 길게 눕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랑채의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쾌적한 공간에는 올이 성글게 엮어진 커튼이 천장부터 마룻바닥까지 드리워져 있어 자못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경추를 훑어 내려가던 테라피스트의 작고 날렵한 손이 허리 근처를 지그시 누르자 순간 낮은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물 흐르듯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테라피스트의 동작에 따라 뻣뻣하기만 했던 나의 팔다리 관절은 길게 늘어났다 다시 수축하기를 반복한다. 마사지가 계속될수록 무릎 관절을 둘러싼 뼈들이 ‘오도독오도독’ 소리를 내며 아릿한 희열을 동반한 통증이 계속된다. 한 시간여 테라피스트는 정성스레 나의 몸 이곳저곳에 퍼져 있는 지압점을 꼼꼼히 누르고 평소에는 눈썹 한 번 들어올릴 힘도 써보지 않았던 근육들을 일일이 마사지해주었다. 덕분에 나는 오직 그녀의 알뜰한 손길에 몸과 마음을 맡겨둔 채 한가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마사지가 끝나고 자리를 옮기자 질박한 찻잔에 담긴 향긋한 차 한 잔이 뒤따라 나왔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찾기 힘든 분들에겐 타이 마사지가 제격이에요. 타이 마사지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자세도 좋아지고, 신체가 유연해지는 걸 금방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통증도 완화되는 등 신체적 정신적·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에도 좋답니다.” 바디샵 웰빙 스파의 이지현 이사의 이야기다.
나의 경우 좋지 않은 자세 때문에 경추가 휘어서 허리 통증의 위험이 크다는 진단을 받긴 했으나(덕분에 이곳을 다시 찾을 핑곗거리가 하나 더 는 셈이다) 그 어떤 마사지보다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

등경락
가격도 저렴한 데다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어 번거롭지 않고 메이크업을 지울 필요도 없기 때문에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에게 인기 높은 것이 등경락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느라 등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여기저기 결리지 않는 데가 없다면 꼭 한 번 시도해볼 것.
간혹 손이 아닌 사기로 만들어진 도구를 이용해, 마구 문질러대는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코리안 스타일’경락을 받아본 적이 있었으나 이곳의 경락은 전혀 다른 웰빙 스타일이다.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침대 위에 깔아놓은 미니 전기장판처럼 생긴 핫패드 위에 누워 20여분간 휴식을 취한 것. 이렇게 하면 온몸의 노폐물이 자연스럽게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뭉친 근육을 찾아내 정성스럽게 풀어주는 테라피스트의 손길 덕에 마사지 후에는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풀릴 정도로 온몸이 가벼워졌다.

스웨디시 마사지
스웨디시 마사지는 정통 유럽 스타일의 마사지로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림프 마사지와 흡사하다. 마사지의 강도는 가장 약하다는 평이지만 효과만은 뛰어나다고(눈치챘는가? 최상위 계층만을 지향한다는 고가의 스파일수록 마사지의 강도는 약한 법이다).
룸에 딸린 프라이빗한 샤워부스에서 온몸을 깨끗이 씻은 후 마사지 베드에 반듯이 눕자 테라피스트가 천천히 다가왔다. 손바닥을 이용해 온몸을 쓸어주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렇게 해야 온몸의 젖산을 비롯한 독소가 근육에서 순환계를 빠져나갈 수 있다고. 피부 노폐물의 통로인 림프관이 막혀 있으면 왠지 모르게 온몸이 찌뿌드드하며 얼굴이 붓거나 푸석푸석해지게 마련인데 이럴 때 스웨디시 마사지를 해주면 림프관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노폐물이 소변으로 잘 배출된다고 한다.
물론 오일을 이용해 마사지를 해주기 때문에 피부 보습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치 몸 안의 나쁜 기운을 한꺼번에 쓸어내듯 시원시원하게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훑어 내려가는 테라피스트의 손동작. 그러나 여느 마사지보다 동작이 커서 부산스럽다기보다는 마치 판토마임을 하듯 절제된 고요함이 배어 있는 것이 특징.

이상형, 열광하는 TV 프로그램, 결혼하고픈 나이, 좋아하는 목욕물 온도마저 다른 요즘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마케팅을 연구하는 학문은 쉽게 그 인기스타 자리를 내줄 것 같지 않다고들 한다. 맞춤성형, 맞춤여행, 맞춤웨딩, 맞춤분만까지, 그야말로 개인화된 마케팅이 아니고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시대이니까. 이런 추세에 스파도 예외일 리는 없다. 웰빙 바람과 함께 들어온 스파라는 생소한 단어를 기껏해야 고급 사우나쯤으로 알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인데, 우리나라도 이제 호텔과 유명 뷰티 브랜드는 물론 클리닉과 찜질방까지 저마다 야심차게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메뉴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 그러니 아무리 독특하고 유별난 취향을 갖고 있는 당신이라도, 고가의 맞춤 프로그램(대부분의 스파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메뉴만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을 택하기 전에 스파 메뉴판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되짚어볼 것. 이젠 등이나 얼굴, 발 마사지가 스파 메뉴의 전부인 때가 아닌 데다, 잘만 택하면 스파도 당신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꼭 맞는 유익한 웰빙 습관이 될 수 있으니까.

가볍게 즐기는 스낵처럼
스파의 대중화를 표방하고 나선 헨리 스파나 이대점에 이어 최근 신사점을 오픈한 바디샵 웰빙 스파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메뉴들이 다양한 곳이다. 바디샵 스파 신사점의 ‘익스프레스 런천 마사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받을 수 있는 직장인을 위한 메뉴로, 30분 동안 등과 목, 어깨 마사지 또는 발 마사지에 간단한 식사와 음료가 포함된 가격이 5만원이다. 30분이 소요되는 헨리 스파의 등 마사지는 4만원, 75분간 얼굴은 물론 등 관리, 간단한 팔다리 지압까지 받을 수 있는 ‘헨리 스파 페이셜’은 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반기는 메뉴여서 헨리 스파의 효자 메뉴라고. 족탕과 지압, 각질 제거가 포함된 엘리자베스 아덴 그린티 살롱 앤 스파의 발 관리 메뉴 ‘리플렉솔로지 풋 트리트먼트’는 종일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특히 선호하는 메뉴. 5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 여성 전용 공간인 디 아모레 갤러리 스파에서 갖추고 있는 ‘하이드로테라피’는 커다란 월풀 욕조에서 뿜어져나오는 강한 물줄기가 온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메뉴로, 3만원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보장한다.

도전하는 스파는 아름답다?
때때로 스파를 찾지 않으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불편한, 자타가 공인하는 스파 마니아라면 지금은 뭔가 새로운 자극에 눈을 돌려야 할 때. 라 끄리닉 드 파리의 ‘한국 전통 로열 허브 스파’는 목탁에 쓰이는 대나무 소재인 선죽비와 갖가지 한약재를 이용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준다. 또 음양오행의 이치에 맞게 대나무와 특수 제작된 도자기를 이용하는 인양테라피, 왕이 사용했다는 전통 놋대야에서 즐기는 한방족욕, 인도네시아 자바산 허브와 오일을 이용해 전신의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자바니스 마사지도 스파 마니아들을 달콤하게 유혹하는 메뉴. 그 옛날 클레오파트라가 누렸던 호사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스킨앤스파의 ‘클레오파트라 실키 오일 코트’를 경험해볼 것. 따뜻한 물침대 위에서의 보디 래핑과 장미 꽃잎이 뿌려진 따뜻한 우유와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가 제공된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내 마르퀴스 떼라피 센터의 ‘아로마 마사지’는 이름은 평범하지만 동양의 경락과 서양의 림프 마사지를 결합한 섬세한 마사지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다. 허브를 넣어 만든 핀다(pinda)라는 이름의 방망이를 이용해 혈점을 자극하는 ‘아유르베딕’은 다소 강한 압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반기는 인디언 마사지로, 스파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게 해준다.
스파, 한계란 없다
아직도 스파를 미용으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살롱 드 초이를 방문하면 모든 트리트먼트에 앞서 고객 개개인의 생체형태학적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두상, 어깨 모양, 대퇴부 골격, 골반 위치 등 수십 가지에 이르는 테스트를 거치면 당신에게 꼭 맞는 과학적 스파 프로그램을 처방받을 수 있다. 다이어트나 스트레스에 관심이 많다면 클리닉비를 찾아도 좋겠다. 전문의의 진단 아래 일체형 캡슐에서 진행되는 각종 에어 버블과 워터제트 등의 물치료를 받을 수 있다. 참진 한의원의 ‘간 해독 스파’는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편할 날 없는 회사원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로 한약 처방과 함께 이루어진다. 아베다 다르 스파의 ‘로즈메리 민트 바디 랩 트리트먼트’는 아토피, 알레르기 등 민감한 피부를 위해 고안됐다. 7개의 침점을 부드럽게 자극하고 담요를 이용해 온몸을 래핑해 혈액 순환을 돕는다고. 최근 타워팰리스 내에 새롭게 오픈한 타워팰리스 메디컬 스파도 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는 전문의의 조언 아래 성형이나 비만 관리를 포함한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꼭 맞는 스파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 깐깐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안겨준다.

함께 즐기는 스파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스파의 향락을 공유하고 싶다면 2인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욕조나 풀을 구비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다양한 테마 온천의 시초격인 아산 스파비스나 연인과 함께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이천 스파플러스, 스파 시설 외에도 4백 평 규모의 테마 파크형 컨셉트 풀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이 놀기 좋은 대구 스파벨리도 추천할 만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나 부모님께 스파가 주는 안락함을 선사하고 싶다면 다르 스파의 변재경 실장의 추천에 귀기울일 것. 이곳의 ‘하이드로덤 보디 트리트먼트’는 노약자에게 적합한 메뉴로 체온에 꼭 맞는 따뜻한 물패드가 척추의 굴곡을 받쳐주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거나 돌아누울 필요가 없고, 부드러운 서양 지압법 ‘프레셔 포인트 마사지’를 제공해 자극 없이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임신한 언니나 친구가 있다면 효과적인 임산부 관리로 정평이 난 클라란스 인스티튜트의 ‘클라란스 임산부 트리트먼트’ 이용권을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임신 개월 수에 따른 신체 변화나 피부 변화에 맞게 제공되는 맞춤 트리트먼트로,살 트임같이 임신에 따른 반갑지 않은 트러블을 최소화한다.